"은행에 신권 찾는 사람이 줄었어요"..그래도 5만원권은 품귀

김상준 기자 2021. 2. 1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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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은행이 신권 교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화문에 위치한 우리은행 한 지점에서는 창구 직원이 70대 고객에게 1만원권을 더이상 교환해줄 수 없다고 반복해 설명하고 있었다.

지점 앞에서 만난 60대 고객 A씨는 "집 근처 은행에는 5만원권이 없다고 해서 일부러 광화문까지 나와 5만원권 6장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B은행의 한 지점은 입구에 교환 가능 장수를 적어두지 않고, 상담을 통해 5만원권 교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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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은행이 신권 교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로 가족이 모일 수 없게 되면서 평년 대비 신권 수요는 줄었다. 만나서 세뱃돈을 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1인당 장수 제한'은 그대로였다. 특히 5만원권이 그랬다. 시중에 5만원권 물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지점에선 '5만원권' 대신 '1만원권'을 권했다.
/사진=김상준 기자
설 연휴 이틀 전인데도 한산한 은행가
9일 서울 광화문 일대 은행 지점들은 대체로 한산했다. 매년 설 목전 신권 교환을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붐비는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광화문에 위치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각 지점에는 창구 고객과 대기 고객을 합쳐 평균 10명 안팎이었다. 신권 교환 고객도 적어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신한은행의 한 지점 관계자는 "지난 설에는 대기 줄이 은행 초입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존'까지 있었다"며 "아무리 이른 오전이라도 고객 2~3명씩은 끊임없이 왔었는데 이번엔 다르다"고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을 모두 확인할 순 없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평년보다 교환을 요청하는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을 만들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1인당 장수 제한은 그대로…5만원권 '사수전'도
각 지점은 아무리 고객이 줄어도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1인당 장수 제한을 뒀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지점은 매년 한국은행에 요청한 물량보다 적은 신권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광화문 일대 5대 은행 지점을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1인당 5만원권 6장, 1만원권 30장 제한을 뒀다. KB국민은행, 농협은행은 5만원권 10장, 1만원권 30장으로 한정했다. 하나은행은 5만원권, 1만원권 각 10장씩으로, 우리은행은 각각 10장, 20장으로 정했다.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별 상황에 따라 장수 제한은 달랐다. 확보하고 있는 물량, 예측하는 수요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광화문에 위치한 우리은행 한 지점에서는 창구 직원이 70대 고객에게 1만원권을 더이상 교환해줄 수 없다고 반복해 설명하고 있었다. 지점 앞에서 만난 60대 고객 A씨는 "집 근처 은행에는 5만원권이 없다고 해서 일부러 광화문까지 나와 5만원권 6장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5만원권을 교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A은행 지점에선 고객에게 1만원권 신권을 권유하라는 '특명'이 내려왔다. B은행의 한 지점은 입구에 교환 가능 장수를 적어두지 않고, 상담을 통해 5만원권 교환을 진행했다. 5만원권 지급을 조절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지난해 은행권이 겪은 5만원권 품귀 현상 탓이다. 당시 일부 지점에선 ATM 5만원권 인출을 일시 중단하기도 할 만큼 시중에 5만원권이 적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24.2%로, 2009년 첫 발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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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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