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만 오른 게 아니네..원자재 '슈퍼사이클' 오나?
원유·금속에서 식품까지 전방위적 원자재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계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등에 따른 실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랜 기간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FT는 월가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원자재 보유 비중을 늘리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백신 보급의 수혜를 입게 될 자산이 바로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최근 몇달간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두 가격은 지난해 50% 이상 뛰었고, 구리 가격도 40% 올랐다. 8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60달러대를 상향 돌파하는 등 유가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가격이 오르는 원자재의 범위가 넓다는 것도 특징이다. FT는 자산운용사 서머헤이븐이 고안한 27개 원자재 선물가격 지수를 인용해 커피에서 니켈까지 27개 원자재 가격이 지난달 중순까지 총 6개월 간 모두 상승했다고 전했다. 서머헤이븐의 커트 넬슨 파트너는 "원자재들이 한번에 모두 같이 오르는 건 보지 못했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넬슨은 이 원자재 시장 랠리를 부추긴 핵심 촉매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꼽았다. 위기 국면에서 이뤄져 온 전례 없는 통화 및 재정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펀드매니저들이 원유나 금속을 헤지 수단으로 사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달러가치 하락도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의 가격 매력을 높여 수요를 높이는 데 일조 했을 수 있다고 FT는 짚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유가·금속가격이 고공행진했던 2000년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다시 찾아 올 가능성도 거론한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최근 슈퍼사이클을 예견하면서 최근의 원자재 가격 회복이 "훨씬 더 긴 구조적 원자재 강세장의 시작"이라 평가했다.
코어커뮤니티의 엘리엇 젤러 파트너는 "원자재를 둘러싼 거시경제적 환경이 지난 10년의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지고 있다"며 "2010년 후 주식시장 랠리, 강달러, 금리하락과 인플레 기대 감소를 봐 왔다면, 지금은 인플레이션 상승의 위협, 약달러, 제로 또는 마이너스까지 간 금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원자재 투자 유인을 높이는 재료들이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직접적으로 원자재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친환경 관련 인프라 투자 규모가 향후 10년간 매년 1조~2조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 경우 구리를 포함해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 등에 필요한 금속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슈퍼사이클'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 나타나는 원자재 강세가 경기변동에 따른 짧은 움직임일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최근 원자재 강세가 유럽, 미국, 중국의 재고비축 및 공급위축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조지 세블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광범위한 변화에는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일각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시기 상으로 마지막 원자재 슈퍼사이클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스위스 은행 율리우스베어의 노르베르트 뤼케는 "역사적으로 슈퍼사이클은 매 30~40년 주기로 이뤄졌다"며 직전 슈퍼사이클이 불과 10여년전 진행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또 "지난번 슈퍼사이클의 촉매는 중국의 도시화와 (중국 당국의) 막대한 지출이었지만, 에너지 전환은 그렇게 빨리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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