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학생부, 학교 후광효과 끝..나를 빛나게 하라 [EDU journal]
실시간 원격수업 아니어도
교사가 수업내용 평가·기재
건성으로 들을 수 없게 돼
학생부 평가항목 점진적 축소
소논문·진로희망분야 폐지
대입 자기소개서 분량도 줄어
◆ 새학기 알차게 ◆
교육부는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일이 미뤄지고, 원격수업이 임시방편으로 추진되면서 각 고등학교 현장에선 학생 평가와 학생부 기재 과정에서 일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올해는 '규칙 없음'으로 인한 현장 혼란과 학생 평가·기록의 사각지대는 없을 것이란 신호다. 달라지는 학생부 기재 원칙과 대입 전형 자료가 되는 학생부 활용 방안을 소개한다.
교육부의 '2021학년도 원격수업 및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원격수업이 더 이상 등교수업의 임시방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원격수업에서 학생의 수행 동영상으로 평가가 가능한 교과는 기존 '기초탐구교과·군을 제외한 교과'에서 '전 교과·군'으로 확대됐다. 활용 가능한 교육활동 자료에는 수행평가 결과물 외에도 '수업 산출물'이 포함됐다.
원격·등교수업 병행 시 평가 가능한 범위도 확대됐다. 학생에 대한 관찰·평가는 등교수업 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중 교사가 직접 확인한 내용에 대해서만 가능하다는 게 지난해까지의 원칙이었다. 올해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연계해 실시하면, 등교수업 시 원격수업에서 이뤄진 수업 내용에 대해서도 평가·기재할 수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단지 '출석'을 위한 수업으로 여겼던 모습은 올해 재현되기 어려워졌다.
자신의 학생부를 빛나는 대입 자료로 만들기 위해선 학생들도 올해 달라진 학생부 기재 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학년도 고등학교 학생부 기재 요령'은 전년도 발표 내용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다듬어졌다.
우선 고교 정보 블라인드 처리와 관련해 학생부에 학생이 재학하는 고등학교를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은 '학적사항', 수상 경력의 '수여기관', 봉사활동 실적의 '장소 또는 주관기관명'을 제외한 어떠한 항목에도 기재할 수 없다. 학교명, 재단명, 학교 축제명, 학교 별칭 등 학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학생부에 적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부 교과세특 입력 불가 항목으로는 각종 공인어학시험, 교외 수상 실적, 교내외 인증시험 참여 사실이나 그 성적, 논문을 학회지 등에 투고·등재·발표한 사실, 온라인 공개강좌(K-MOOC, MOOC, KOCWC 등) 수강 사실 등이 있다. 자율탐구활동에서 작성한 연구보고서(소논문) 관련 사항도 기재할 수 없다. 또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대학 진학 시 영재·발명교육 실적은 제공하지 않는 점도 명시됐다.
창의적 체험 활동 상황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적은 한 개 영역에 입력하고, 다른 영역에 중복해 입력하지 않도록 했다. 자율활동·동아리활동·진로활동의 특기 사항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입력해야 한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실적,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정규교육과정 외에 청소년 단체활동 등은 해당 상급학교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024학년도에 대입을 치르는 학생은 학생부 비교과영역 중 수상 경력과 독서활동 등은 대입 자료로 활용되지 않는다. 2019년 11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대입 자료로 활용되는 학생부 평가 항목은 점진적으로 축소된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소논문, 진로희망 분야는 폐지된다. 대입 자기소개서는 기존 4개 문항 5000자 분량에서 올해부터 3개 문항 3100자 분량으로 축소되며, 2024학년도부터는 자기소개서 자체가 폐지된다.
대학에서 평가할 수 있는 학생부 내용이 줄어들면서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교과세특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평가할 수 있는 내용 자체가 줄어들면서 교과 성적과 교과세특 기록은 더 중요한 평가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신 성적은 비슷한데 교과세특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어떠한 역량이 우수하다고 적혀 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은 2021학년도 학생부 기재 요령을 숙지하고 특히 올해 등교수업이나 원격수업의 상황을 보아 가며 학생부를 보다 충실히 적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에 대비해 학교의 후광효과보다는 객관적으로 돋보이는 학생부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는 3월부터는 원격수업 출결 방식도 달라진다. 작년엔 원칙적으로 당일 교과별 차시 단위로 출결을 확인하되, 주말을 포함해 수업일로부터 '7일 이내'에 최종 확인하도록 했지만 올해는 '3일 이내'로 단축됐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당일 해당 수업 시간에 출결을 확인하되, 접속 불량 등으로 대체학습을 실시하면 3일 내 최종적으로 출결을 확인한다.
코로나19 2년 차인 만큼 수업 진행 방식도 달라진다. 작년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단절된 형태로 이뤄졌다면 올해는 '연계'를 강조한다. 원격수업에선 예습 또는 핵심개념 학습을, 등교수업에선 프로젝트 학습이나 피드백 중심의 수업을 실시하는 게 일례다. 맞춤형 피드백도 일상화할 전망이다.
올해 학사 일정은 개학 연기 없이 3월에 정상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개학을 등교수업으로 시작할지, 원격수업으로 시작할지는 해당 시점의 지역 내 감염병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법정 기준 수업일수를 준수하는 가운데 여름방학은 7월 말~8월 초에 시작한다. 2학기 수업은 8월 말~9월 초를 전후로 재개되며, 겨울방학은 12월 말에 시작한다. 학생들이 예측 가능한 학교생활과 학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올해 교육당국 목표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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