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개설 증권계좌, 창구서 만든 계좌의 9배
100배 가량 차이 나기도
스마트폰 등으로 증권 계좌를 쉽게 개설할 수 있게 된 것은 금융 자산의 증시로의 이동, 즉 ‘머니 무브(money move)’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다.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편리하기도 하지만, 거래 수수료도 더 저렴하기 때문에 실제 투자를 할 때도 이점이 많다.
9일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증권사에서 월평균 72만9000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그런데 비대면으로 개설된 계좌(65만8000개)가 증권사 지점 등에서 만들어진 대면 개설 계좌(7만1000개)의 9.3배 수준이었다. 2019년에도 월평균 비대면 개설 계좌(23만5000개)가 대면 개설 계좌(3만2000개)의 7.3배 수준이었는데, 비대면 개설 계좌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도 비대면 개설 계좌는 150만4000개로 대면 개설 계좌(16만4000개)의 9배가 넘는 수준으로 많았다.
비대면 계좌 개설은 ‘주식 입문’을 좀 더 쉽게 만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 한번 주식 계좌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한번 계좌를 만들면 계속 주식 투자를 하게 된다”며 “지점에 가지 않고도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주식 투자의 물꼬를 트기 쉬워진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는 간단하다. 휴대전화 정보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하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카메라로 촬영해 증권사 앱에 입력하면 된다. 이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설정하는 과정만 거치면 계좌가 개설되는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이 조금 서툰 은퇴자들도 지점에 방문해 계좌를 만들기보다는 자녀 등 가족을 만났을 때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식 거래 수수료율도 대면 개설 계좌보다 낮은 수준이라 비대면 개설 계좌가 실제 투자를 할 때도 더 이익이다. 비대면 개설 계좌의 경우 수수료율이 약 0.0036~0.0045% 정도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주식 거래를 할 때 비대면 개설 계좌의 경우 100만원어치 주식 매매를 해도 수수료가 36원 정도인데, 영업점에서 만든 대면 개설 계좌의 경우 수수료가 최대 3271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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