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많으면 회의가 길어진다” 구설… 日 모리, 축출 위기
여성 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론의 거센 비판에 밀려 사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총리 출신인 모리는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와 관련,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지 1주일이 지나면서 논란은 점점 더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일본 주요 일간지들이 사설을 통해 잇따라 그의 행태를 비판했고, 인터넷에선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조직위에는 약 5000통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올림픽 자원 봉사자 400여 명이 모리에게 항의하는 차원에서 봉사 활동을 그만두기도 했다. 9일엔 야당의 여성 의원들이 모리 사퇴를 촉구하며 하얀색 웃옷을 입고 등원했다. 이번 사태가 올림픽 후원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모리와 선을 긋고 있다. 스가는 8일 국회에서 모리의 발언은 “국익 면에서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의 거취에 대해선 “올림픽 조직위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 발언을 놓고 정계에선 스가가 대선배인 모리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리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이사와 평의원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회의를 오는 12일 열기로 했다.
이번 파문으로 모리가 2000년 총리 재임 때 했던 망언과 설화도 다시 회자하고 있다. ‘한일 미래 파트너십 선언’의 일본 측 주역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총리가 된 그는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라고 언급, 국내외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모리는 “천황제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당과 같은 정당과는 일본의 안전과 일본의 ‘고쿠타이(國體·국체)’를 함께 지킬 수 없다”고도 했다. 국체는 주로 일제시대 천황 중심 국가체제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됐기 때문에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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