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감염 26명 늘어 80명.. "영국發 사망위험 35% 더 높아"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로 인한 3차 대유행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4차 대유행을 몰고 올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 확산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으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26명 추가 발생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중 22명은 해외 유입 확진자, 4명은 경남·전남 외국인 친인척 집단감염 확진자다. 국내 지역 전파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친인척 집단감염 확진자 38명 중 전장유전체분석을 한 8명에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나머지 30명도 감염 가능성이 더 커진 상태다.
이로써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9일 기준 총 8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영국발 변이는 64명, 남아프리카공화국발 10명, 브라질발 6명이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지난 1일 7명, 3일 5명, 6일 12명에 이어 이날 26명이 확인돼 갈수록 확산하는 추세다. 이상원 중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미 영국은 검출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가운데 80% 이상이 변이이고, 프랑스는 이 비율이 20%, 독일은 10%를 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발 변이는 확산 속도뿐 아니라 사망률까지 크게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팀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은 약 100만명(사망자 3000명)의 사례를 추적 조사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사망 확률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3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5세 이상 노인에게서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70~84세 여성이 기존 코로나에 감염돼 28일 이내 사망할 확률은 2.9%였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3.7%로 나타났다. 85세 이상 여성은 기존 바이러스 12.8%, 변이 바이러스 16.4%였다. 같은 연령대 남성의 사망률 역시 유사한 증가율을 보였다. 그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강할 뿐, 사망률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알려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은 신규 감염자가 하루 300~5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이보다 전파 속도가 훨씬 빨라 “하루에 수천 명씩 새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방역 당국이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된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은 작년 12월 말이다. 당시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3명이 영국발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 보고됐다. 이후 지난달부터 해외 입국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매일같이 발생하고, 경남·전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지역 사회 전파 사실까지 지난 3일 확인됐다. 이처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게 된 배경에는 방역 당국의 감시 소홀도 주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작년 말부터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여러 번 얘기했지만 정부가 이를 흘려들었다”면서 “지금이라도 해외 입국자 유입을 억제하는 강력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한국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2월 말 최초 접종이 시작된다”며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화이자 백신(약 6만명분)은 2월 말이나 3월 초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 여부는 10일 식약처 최종점검위원회가 결정한다. 앞서 식약처 중앙약사심의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자 예방 효과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중한 검토”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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