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 해소하는 '달구벌 키다리 나눔 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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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봉덕동에 사는 A 씨(30·여)는 생후 1개월 된 아들과 생활하고 있다.
키다리 점빵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하거나 휴·폐업한 자영업자 등 갑자기 생계가 어려워진 시민들을 집중 지원한다.
대구시는 키다리 점빵에 깊은 의미를 담았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여 원을 익명으로 기부해온 일명 '대구 키다리 아저씨'의 나눔 정신을 잇겠다는 취지로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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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난 시민들에게 생필품 전달
신분확인-상담 등 확인절차 최소화
휴폐업 자영업자-실직자 집중 지원
대구 남구 봉덕동에 사는 A 씨(30·여)는 생후 1개월 된 아들과 생활하고 있다. A 씨는 몇 달 전까지 임신한 몸으로 주유소에서 일했다. 출산 후 산후 조리도 못 한 채 다시 일터에 나가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이 어려워진 주유소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이혼한 남편은 양육비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 생계가 어려워진 A 씨는 최근 봉덕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갑자기 집안 사정이 어려워진 주민들이 많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위기에 놓인 시민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긴급 복지대책을 마련했다.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신분 확인과 상담 등 확인 절차를 최소화한다.
시는 ‘달구벌 키다리 나눔 점빵’(키다리 점빵)을 9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대구 남구 늘해랑푸드마켓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조재구 남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를 축하하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시는 대구지역 복지단체의 도움을 받아 8개 구군의 푸드마켓과 푸드뱅크 복지관 등 11곳에 운영 공간을 마련했다. 원래 이곳은 개인 또는 기업이 기부한 생필품을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제공하고 있다.
키다리 점빵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하거나 휴·폐업한 자영업자 등 갑자기 생계가 어려워진 시민들을 집중 지원한다. 기존 차상위계층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필요한 시민들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간단한 상담을 받은 후 키다리 점빵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키다리 점빵을 방문해 이용권을 제시하면 즉석밥 라면 설탕 치약 등이 담긴 3만 원 상당의 생필품 꾸러미를 받는다. A 씨는 남구의 도움으로 첫 지원을 받았다.
대구시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 3억5000만 원으로 운영 예산을 마련했다. 키다리 점빵은 11월까지 운영한다. 대구적십자사의 자원봉사자도 함께 일한다. 시는 약 1만1000가구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키다리 점빵에 기부되는 생필품과 성금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나눔을 원하는 시민이나 기업은 대구광역기부식품등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대구시는 키다리 점빵에 깊은 의미를 담았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여 원을 익명으로 기부해온 일명 ‘대구 키다리 아저씨’의 나눔 정신을 잇겠다는 취지로 이름을 지었다. 또 이용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친숙하게 자주 들렀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가게를 경상도 식으로 표현한 점빵을 붙였다.
시는 키다리 점빵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담 과정에서 이용자의 사정을 세밀하게 파악해 정부 복지정책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8개 구군은 정부의 긴급 복지지원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생계위기에 빠진 주민들을 돕고 있다. 퇴직 및 폐업 증명 서류 등을 제출하면 3일 안에 40만∼12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권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갑작스럽게 생계위기에 처한 시민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 위기 가구를 찾아내 빨리 지원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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