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국대사관 파견 국회·국정원 직원 2명이 양주병으로 행정직원 폭행

곽래건 기자 2021. 2. 1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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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2명이 대사관 행정 직원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한국노총 재외공관행정직지부에 따르면 베이징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국인 행정 직원 A씨는 지난 4일 밤 베이징의 한 술집에서 한국인 공무원 B씨와 C씨로부터 양주병으로 머리를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따로 술을 먹다가 합석을 하게 됐고, B씨가 다른 직원의 뒷머리를 세게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고 항의하자 양주병으로 제 머리를 내려쳤다”며 “C씨도 저를 눕히고 올라탄 뒤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행 사실을 고발하겠다고 했지만, B씨와 C씨는 ‘고발해봤자 우리한테 문제가 생기겠냐’며 비아냥거렸다”고 했다.

B씨는 국회, C씨는 국정원 소속 주재원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현재 병에 맞은 머리 부위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한다. A씨는 사건을 대사관과 외교부에 신고했다. 외교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대사관들은 A씨와 같은 행정 직원은 주로 공무원이 아닌 무기계약직 신분으로 채용하고 있다. 재외공관행정직지부 노조는 지난 2017년 결성됐고, 이같은 행정 직원 약 700명이 가입돼 있다. 노조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국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저버리고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라며 “재외공관 행정직 노동자들은 평소에도 공관장과 공무원들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과 함께 정부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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