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의없이 과제만.. 부실 원격수업 징계

최예나 기자 2021. 2.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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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인 강원대가 부실한 원격수업을 진행한 교수와 강사를 연이어 징계하고 나섰다.

지난해 대학들의 일부 부실한 원격수업이 문제가 됐는데 징계 추진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이 부총장은 "강의의 질은 학생 만족도와 직결되고, 이는 다시 학생 이탈 비율과 충원 비율로 연결된다"며 "대학이 교수에게 강의 잘하라고 월급을 주는 사실은 원격수업을 해도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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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해당 교수 징계위 회부
국립대인 강원대가 부실한 원격수업을 진행한 교수와 강사를 연이어 징계하고 나섰다. 지난해 대학들의 일부 부실한 원격수업이 문제가 됐는데 징계 추진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상당 기간 원격수업이 진행될 대학가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9일 강원대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달 말 A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지난해 2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부실하게 운영했다는 이유다. A 교수는 2학기 수업이 진행되는 15주 동안 강의 없이 자료를 업로드하고 과제물만 냈다. 이 수업은 인문사회계열 전공과목으로 영어로 진행됐다. A 교수는 학생들을 앞에 두고 말하는 것처럼 영어로 ‘안녕, 여러분(Hello, everybody)’으로 시작하는 일종의 수업 시나리오만 워드파일에 적어 올렸다. 또 과제와 퀴즈를 간헐적으로 낼 뿐 실시간 수업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방식은 강원대의 ‘비대면 수업 운영 지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지침에 따르면 한 학기 총 15주 가운데 최소 11주는 교수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나 음성이 녹음된 파워포인트 파일 등으로 ‘동영상 수업’ 및 ‘실시간 화상수업’을 해야 한다.

이에 앞서 강원대는 다른 B 교수를 징계(견책)했다. B 교수는 지난해 1학기에 15주 원격수업을 13주 만에 종강했다. 또 실시간 화상 강의는 물론 수업자료 업로드도 제대로 하지 않은 강사 3명에게는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강사료도 전액 환수했다.

이의한 강원대 교학부총장은 “원격수업은 모든 수업 흔적이 시스템에 남아 사후 평가가 가능했다”며 “학사지원과 직원들이 1년에 8000여 개 과목이 탑재되는 학습관리 시스템을 일일이 체크해 부실 수업을 선별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대학가에서는 원격수업 부실 때문에 교원을 징계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강원대 사례가 다른 대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학생들은 등록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하며 일부 원격수업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성균관대 교육과미래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39개 대학 학생 2만20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격수업 조사 결과에서도 ‘등록금이 아깝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당시 학생들은 ‘과제 내주고 잠수 타는 교수가 있다’ ‘과제만 내주고 피드백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지난해 대학 수업을 들은 학생 1724명 중 75.3%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수업의 내용 등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대학생 2373명 중 26.4%가 ‘올 1학기를 휴학할 것’이라고 응답했을 정도다.

교육계는 앞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만큼 원격수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대학은 학생 모집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총장은 “강의의 질은 학생 만족도와 직결되고, 이는 다시 학생 이탈 비율과 충원 비율로 연결된다”며 “대학이 교수에게 강의 잘하라고 월급을 주는 사실은 원격수업을 해도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면수업 때는 교수들이 수업을 제대로 안 해도 외부로 드러나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충분히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며 “대학본부가 원격수업 수준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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