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대출받아 월급.. 마을버스는 파산직전 고사상태"

이청아 기자 2021. 2.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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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또 급여 날인데 큰일이네요. 그동안 대출을 받아서 겨우 드리긴 했는데 그마저도 100%를 못 드렸어요."

서울의 한 마을버스 운송업체 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사 임금이 몇 달째 체불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문현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그 어느 교통수단보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을버스가 멈추지 않도록 국회에서 논의되는 손실보상제 대상에 마을버스 업계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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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중교통]
작년 승객 27%-운행수입 29%↓
배차간격 늘리고 운행대수 줄이고
비용절감 비상경영.. 근근이 버텨

“내일이 또 급여 날인데 큰일이네요. 그동안 대출을 받아서 겨우 드리긴 했는데 그마저도 100%를 못 드렸어요.”

서울의 한 마을버스 운송업체 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사 임금이 몇 달째 체불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서울 마을버스 업체 대부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마을버스 전체 승객과 요금 수입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26.9%, 28.9% 줄었다. 조합 관계자는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이용이 크게 줄었고 재택근무 증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도 영향을 미쳤다. 감염을 우려해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사람들까지 늘면서 피해가 누적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마을버스는 시내버스와는 달리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지 않아 환승에 따른 손실 금액의 부담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은 수개월째 ‘비상 경영’ 중이다. 서울시내 250개 노선 중 90% 정도가 배차 간격이 늘었거나 운행 대수가 줄었다. 일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30%까지 줄인 상태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보고 있다. 추위에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서 이동하거나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고정비용 때문에 늘어나는 적자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고리대금부터 친인척 이름으로까지 대출을 받아 월급을 주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합은 지난해 서울시에 추가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전보다 10%가량 줄어든 금액을 지원받았다. ‘코로나19 고통 분담’이라는 이유에서다. 7월 이후에는 시 차원의 지원금이 더 줄었고, 그 차액은 자치구 부담으로 돌렸다. 하지만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원 근거도, 재정도 부족하다며 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문현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그 어느 교통수단보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을버스가 멈추지 않도록 국회에서 논의되는 손실보상제 대상에 마을버스 업계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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