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울린 재정건전성..'벚꽃 추경'에 나랏빚 부담 눈덩이(종합)
올해 국가채무 945조 치솟는데..20~30조 추경 논의
"코로나19로 부채 증가세 빨라져..지출 효율화 시급"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원다연 기자] 지난해 경기 부진과 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거둬들인 세수가 8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부동산·주식 열풍에 관련 세금은 증가했지만 주된 수입원인 법인세가 기업 경영 부진에 줄어든 탓이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는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해 나랏빚 부담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를 마감결과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조5000억원 증가했다.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9081억원 감소했다. 이는 국정모니터링 지표 시스템인 e-나라지표에서 국세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후 전년대비 감소폭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국세수입 규모 자체로는 2017년(265조4000억원) 이후 가장 낮다. 삼성전자(005930) 등의 영업실적 호조로 한때 세수 300조원 돌파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오히려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김태주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2019년과 2020년 법인 실적이 부진했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감소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세목별로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법인세(55조5100억원)가 전년대비 16조7000억원 감소했다. 경제 활동이 위축하면서 관세(7조600억원)와 주세(3조원)도 각각 8000억원, 5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의 지방 이전 비율을 15%에서 21%로 높이면서 관련 세수도 5조9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주식 거래량 증가로 양도세(23조6600억원)는 7조6000억원, 증권거래세(8조7600억원) 4조4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 등 증여가 늘면서 상속·증여세도 2조원 증가한 10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세수는 줄었지만 4차례의 추경 편성 등으로 지출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11월 총지출 규모는 501조1000억원으로 이미 500조원을 돌파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11월 기준 63조3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8조3000억원까지 치솟았다. 국가채무도 사상 최대 규모인 826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정확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총지출 집계를 마무리한 후 4월초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4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118조6000억원,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을 예상한 바 있다.
올해 55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는 956조원으로 1년새 100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부터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추가 재정 지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경 규모는 최대 20조~30조원 가량으로 예측되는데 상당 부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50% 정도인 1000조원 수준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이 양호한 편이지만 재정건전성의 악화 추세가 빨라지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가채무 비중은 어느 나라보다 건전하고 여력 있지만 늘어나는 속도나 국가 신용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아주 극단적인 재정 건전화 조치 없이는 10년 내 국가채무 비율이 80%를 넘을 수도 있다”며 “재정 건전성을 위해 세입 기반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추진해야 하는 만큼 재난지원금도 한정된 재원에서 선별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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