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노동자 암 잇따르지만..연구 없어 산재 '불승인'
[KBS 광주]
[앵커]
고압 전깃줄에서 일하는 전기 노동자들이 잇따라 암에 걸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만 2천 9백볼트의 고압전선과 연결된 전신주.
30년 간 전신주 일을 한 김기원 씨는 지난해 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고압 전깃줄을 직접 만진 게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김기원/배전 전기 노동자 : "다른 곳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계속 이날 평생 한 직장에서 이렇게 근무하면서 일어난 일이라."]
27년 경력의 배전 전기원 송석채 씨도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깃줄에서 석면 같은 발암물질을 만지는 건 일상이었다고 말합니다.
[송석채/배전 전기 노동자 : "새것일 땐 코팅이 되어 있지만, 이게 오래되면은 코팅이 벗겨지면서 석면이 자체가 나오거든요."]
2016년 건설노조 조사 결과, 조합원 4천명 중 암 환자가 70여 명으로 파악됐고, 최근 3명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은 쉽지 않습니다.
2016년, 노동자 10명의 산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경석/광주전남 전기지부 지회장 : "배전 노동자들의 작업 현실에 대한 현장실태 조사도 없이 진행된 탁상 머리 행정의 결과이다."]
근로복지공단이나 한국전력이 직접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철갑/조선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거의 없죠. 연구자료가. 전기원들 스스로가 자기들이 조합비를 내서 아주 간단한 혈액검사와 설문조사만 했지 어떤 체계적인 건강 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어요."]
근로복지공단은 전기 노동자들의 추가 산재 신청에 대해 서류를 검토해 인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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