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빠져 숨졌다"더니..폭행에 물에 넣기도

[앵커]

경기도 용인에서 이모집에 맡겨졌다 욕조에서 숨진 10살 여자 어린이는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온갖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모 부부에게 살인죄 적용할지 검토중입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출입문이 굳게 닫힌 채 경찰 통제선이 처진 아파트...

어제(8일) 낮 12시 35분, 10살 여자 어린이가 숨진 곳입니다.

이 어린이를 돌보던 이모 A씨는 당초 조카 B양이 욕조에 빠졌다며 119에 신고했지만 오늘(9일) 이뤄진 1차 부검결과 아이의 사망 원인은 익사라기보다는 '속발성 쇼크'로 보인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외상으로 인해 피하 출혈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면서 쇼크가 발생한 것이 사망 원인일 수 있다는 겁니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B양이 말을 듣지 않아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막대기 등으로 전신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그러던 중 B 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비로소 행위를 중단하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이의 시신에서는 폭행으로 생긴 멍 자국이 몸 곳곳에서 발견됐는데, 멍 자국 색깔로 볼 때 최근에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숨진 아이에게서 묶여 있던 흔적도 발견돼, 결박 상태로 폭행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B양은 어머니가 이사를 가는 동안 지낼 곳이 없어 석 달전부터 이모 집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살인죄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이승재 기자 (sj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