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더 치밀해진 '스마트폰 생태계 경쟁'

조미덥 기자 2021. 2. 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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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애플, 고유 운영체제로 보안 강화
아이폰·패드 등 기기 연결성 매력
국내서 페이 사용 어려움 등 단점
삼성, MS·구글 등과 넓은 연합망
페이·생체 인식 등 보편적 사용
실생활에서 광범위한 연동 추구

“클럽하우스 가입하려고 중고로 아이폰 샀어요.”

“삼성페이가 편해서 갤럭시로 돌아왔어요.”

요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인터넷에 쓴 글이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 화웨이가 힘을 잃은 후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양사가 10년 이상 경쟁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흡수, 기능과 외형에선 차별성이 좁혀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대신 양사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구축한 생태계가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무선이어폰), 애플워치 등에 고유의 운영체제(iOS)까지 애플 제품만으로 생태계를 구성해왔다. 그러다 보니 애플 기기 간의 연동성이 뛰어나고 보안에도 강하다. 애플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을 맥북에서 바로 보고, 아이폰에서 쓰던 메모를 아이패드에서 이어서 쓰는 데 제약이 없다. 애플 사용자들은 그 편리함에 빠져들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최근엔 정기구독으로 영화, 드라마 등 독자적인 콘텐츠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 20대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을 쓰는 이유에 대해 “유행에 앞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오디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애플 기기에서만 서비스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부 젊은층에서는 클럽하우스를 쓰기 위해 아이폰을 사는 경우도 있다. 다만 애플의 고유한 경험이 소비자에게 불편이 되기도 한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만 채택해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를 쓰는 국내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지문인식을 없애고 안면인식 서비스만 가능하게 해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쓴 상황에서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애플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실생활에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한다. 한 예로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와 NFC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고, 삼성 스마트폰에선 지문인식과 안면인식이 모두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 외에 갤럭시 탭, 갤럭시 버즈(무선이어폰), 갤럭시 워치 등 자체 생태계에 필요한 기기들을 갖추고 있다. 삼성과 애플 제품을 두루 사용하는 김모씨(38)는 “아직 연결성은 애플만큼 자연스럽지 않지만 몇년 사이에 삼성 기기들의 연결성이 눈에 띄게 좋아진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 생태계를 추구한다. 애플의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손잡고 연합망을 넓게 구축했다. 윈도를 쓰는 컴퓨터라면, 안드로이드를 쓰는 모바일 기기라면 큰 불편 없이 서로 연결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고유의 운영체제를 갖지 못한 삼성전자의 부득이한 선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자신이 잘 만드는 가전 기기와 자동차 등과의 연동을 향후 생태계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삼성전자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원격으로 세세히 통제할 수 있다. 세계 1억대 이상의 차량에서 사용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서비스에 스마트싱스 앱이 탑재되면서 자율주행차와 다른 기기와의 연결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사용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계속 삼성전자 제품을 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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