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돼야 할 불법적 관행"..'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실형

최유경 2021. 2. 9. 21: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권이 바뀐 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임원들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대신 그 자리에 청와대와 환경부가 추천한 내정자들을 특혜채용 했다는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전 정권에도 비슷한 관행이 있었다 해도 이건, 사라져야 할 불법적 관행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유경 기잡니다.

[리포트]

새 정부의 환경 정책에 발맞춰 공공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임원들을 교체해야 했다고 주장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김동철/당시 바른미래당 의원/2018년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 "(사표를) 내라고 하신 거예요? (임원들) 본인이 먼저 낸 거예요?"]

[김은경/당시 환경부 장관 : "사표를 내시도록 한 거 같은데요."]

검찰은 이 자리가 청와대와 환경부가 점찍은 내정자들로 채워졌다며, '권력형 채용 비리'로 규정하고 김 전 장관을 기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년 가까운 심리 끝에 김 전 장관의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강요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 김 전 장관이 혐의를 부인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단지 '물갈이'를 위해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임원에 대해선 표적 감사까지 벌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내정자들을 임원 자리에 앉히기 위해 환경부 실·국장들이 지원하게 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원칙 없는 인사'로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고 국민에게 채용 과정에 대한 깊은 불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전 정권에도 비슷한 관행이 있었다는 김 전 장관 측 항변에 대해선, 명백히 법령에 위반되고 그 폐해도 매우 심각해 타파돼야 할 불법적인 관행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순욱/김은경 전 장관 측 변호인 : "사실관계나 법리 적용 관련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항소심 잘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일부 공모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신 전 비서관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던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현갑

최유경 기자 (60@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