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나선 대구·인천
[경향신문]
정부가 올해 추가로 신설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의 권역 선정을 앞두고 대구와 인천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다음달 전국 6개 권역 중 1곳을 선정한다.
두 도시는 인구와 지리적 여건, 의료 인프라, 감염병 관리 노하우 등을 내세우며 서로 전문병원 적지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해 영남권 공모에 도전했다 실패한 대구는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반드시 대구·경북권에 전문병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9일 “영남권 인구는 1298만명으로 중부권(553만명), 호남권(512만명)의 2배를 웃도는데도 전문병원이 한 곳(양산 부산대병원)밖에 없다”면서 “인구밀도와 지리적 입지를 고려하더라도 영남 중심인 대구에도 전문병원이 건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1차 유행을 안정적으로 방어한 ‘K방역 모범도시’라는 점을 부각하며 유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당시 드라이브스루 검사와 생활치료센터 등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영한 경험 등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풍부한 의료 인프라도 대구의 강점이다. 대구지역은 대학병원 5개, 종합병원 12개가 있고 의료인력도 2만4000여명에 이른다.
인천시도 국제공항과 항만을 낀 입지를 들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인천시는 “외국인 여행객의 80~90%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면서 지난해 1월 코로나19 최초 확진자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2016년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설립 연구용역’에도 인천 건립의 필요성이 적시돼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천공공의료포럼 등 시민단체는 “인천시가 전문병원 유치에 소극적”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인천 의료·복지 단체들은 이날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을 출범시키고 범시민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과 항만이 들어선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신종 감염병 노출이 큰데도 인천시는 구체적인 유치 전략이 부재하다”면서 시를 압박했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면 종합병원 내에 별도 감염병동이 건립돼 36개 병상(음압병실 30개, 중환자실 6개)이 확보된다. 감염병 재난 상황이 아닌 평소에는 일반 병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감염병 검사·치료, 확산 방지와 함께 전문인력 교육 등도 수행한다. 질병관리청은 2017년 호남권에 조선대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영남권과 중부권(순천향대 천안병원)에도 지정했다. 수도권은 2017년부터 기존 국립중앙의료원이 전문병원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추가로 지정되는 전문병원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권역선정위원회에서 다음달 권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중 해당 권역 종합병원을 상대로 공모를 받아 선정 평가를 거쳐 7월에 최종 확정한다.
박태우·박준철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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