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난타전' 과열..나경원 "나경영 돼도 좋다"
나 전 의원 향한 공격 거세져
김종인의 자제 요청도 '무색'
[경향신문]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경영’ ‘강경보수’ ‘10년 쉰 분’ ‘인턴 시장’ 등 자극적인 표현이 오가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네거티브 자제’ 요청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경선 과정의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본선에서 후유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집안싸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나 전 의원에 대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고, 1차 경선에서 1위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중 타깃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 나 전 의원의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최대 1억1700만원의 이자 지원 공약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은 지난 5일 “나경원이냐, 나경영이냐”라고 비판했다. 공약이 “허황되다”는 의미로 나 전 의원과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의 이름을 합쳐 만든 조어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면 ‘나경영’이 돼도 좋다”고 맞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나 전 의원의 공약을 두고 이날 기자들에게 “나 후보가 실무를 잘 모르니까 그런 현실성 없는 공약이 나오는 것”이라며 “헛공약이자 지나친 인기영합주의”라고 지적했다.
‘빅2’로 불리는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 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하다.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을 ‘강경 우파’ ‘인턴 시장’으로,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을 ‘10년을 쉰 분’이라고 부르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 전 의원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1호 전문가 고문’으로 영입한 것을 공격했다. 조 구청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 전 장관은 박원순 전 시장의 고문으로 활동했고, 해외출장도 나란히 다녀왔다”며 “나경원 후보는 혹시 본인의 ‘강성 우파 짜장면’ 논리를 후회하는가. 우파결집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박원순 고문 진대제’가 필요했을 수도 있겠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네거티브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는데, 경쟁을 하다 보니까 조금 옆길로 새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과열 양상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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