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짜리 집 매매 수수료 390만~570만원 낮출 듯
[경향신문]
9억원 이상 구간 세분화…요율, 기존 0.9%서 0.1~0.7%
단일요율·정액제 등 4개 방안 내놔…국토부, 7월쯤 확정
국민권익위원회가 12억원이 넘는 주택의 매매 중개수수료(임대는 9억원 초과)를 낮추는 방안을 9일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 15억원짜리 주택 매매 시 수수료가 현행보다 390만~570만원 낮아지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연구용역을 거쳐 오는 6~7월 최종 개선안을 발표한다.
권익위는 전날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한 ‘주택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방안’ 4가지를 국토부와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수도권 집값이 폭등함에 따라 중개수수료 부담이 높아지자 마련한 개선방안이다. 중개수수료가 바뀌는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1안은 6억원 이하 구간(매매 기준)을 0.5%로 통합하고,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0.6%, 9억원 초과 구간에선 5단계로 세분화했다.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0.7%, 12억원 초과~18억원 이하 0.4%, 18억원 초과~24억원 이하 0.3%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12억원짜리 주택 매매 시 수수료는 1080만원에서 690만원으로, 15억원짜리의 경우 135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줄어든다. 임대차 계약에서도 3억원 이하는 0.3%로 통일하고, 0.8%였던 6억원 초과 구간에선 0.1~0.5%로 단계별로 세분화한다. 권익위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올라도 수수료가 주택가격의 0.5%선에서 책정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안은 12억원 이하 주택 매매는 1안과 같고, 12억원 초과 매매(임대는 9억원 초과)의 경우 0.3~0.9% 내에서 공인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 12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수수료는 690만원(0.7% 적용)이라는 하한선이 존재한다. 권익위는 “중개시장의 공급·수요의 변동에 따라 수수료가 조정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3안은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단일요율(매매 0.5% 이하·임대 0.4% 이하)이나 단일정액제를 적용한다. 4안은 매매·임대 구분 없이 0.3~0.9% 내에서 협의하는 방식이다.
권익위가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61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안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1안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권익위는 공인중개사가 중개·알선 이외에도 임대차 대행서비스나 경매·공매 부동산 입찰 신청 대리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들라고 권고했다. 또 실제 계약을 맺지 못한 경우라도 실비 보상 한도 내에서 중개·알선료를 지급하는 근거를 만들라고 권고했다.
중개업자들은 권고안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개업자는 “고정 수수료 적용 거래구간을 2안보다 높이고, 30억원 등 초고가 거래 시 협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중개업자는 “현장에서 실랑이하는 일이 없도록 고정 수수료로 하는 게 제일 낫다”고 했다.
국토부는 공인중개사 등과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TF’를 이달 말 구성하고, 다음달 연구용역과 실태조사 등을 거쳐 오는 6~7월 중 최종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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