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재산 절반 기부" 카카오 김범수, '선한 영향력'이냐, '승계 논란'이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김범수, 3위 주식 부자..재산 절반이면 5조 원 기부 예상"
- 이인철 "김범수, '흙수저' 벤처 1세대로 입지전적 인물..카카오, 시총 국내 10대 기업"
- 이인철 "카카오 2대 주주 '케이큐브홀딩스' 김범수 지분 100%..사실상 가족 회사"
- 이인철 "케이큐브홀딩스, 인건비 등으로 마이너스..적자 회사 증여는 세금 안 내"
- 이인철 "시민단체와 회사 내부서 '재벌식 승계' 우려..카카오 측, '승계와 무관' 입장"
- 이인철 "카카오 김범수, 선한 의도 영향력 행사 위해서는 직접 나서 선 그어야"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방송시간 : 2월 9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김성완 시사평론가·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박찬형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본인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밝혀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통 큰 기부의 배경과 의미, 김성완 시사평론가,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성완 안녕하세요?
◎박찬형 김범수 의장의 기부 발표, 이게 전격적으로 발표된 그런 내용이죠?
▼김성완 그렇습니다. 전 직원들한테 신년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메시지 안에 기부하겠다, 이런 의사를 담아서 보낸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부하겠다, 이렇게 밝혔고요.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기부 서약을 추진 중에 있다, 이런 점도 밝혔고 또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다.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다시 어떤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찬형 일단 정확히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절반 정도가 기부된다고 하면 그 액수가 한 5조 원 정도 된다고요?
▼이인철 그렇습니다. 국내 3위 주식 부자예요. 예상했던 것처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위고 정몽구 현대차 그룹 명예회장이 2위입니다. 그런데 두 분의 공통점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어요. 그런데 지금 김범수 의장의 경우에는 흙수저 출신입니다. 굉장히 어려웠고요. 오형제 가운데 단 1명만 대학을 밀어줬어요. 이분이 그런 분입니다. 그래서 아마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해서, 사실 이분이 갖고 있는 재산이 대부분 주식이에요. 주식인데, 카카오의 1대 주주입니다. 지분 13%를 갖고 있는데, 오늘도 주가가 올라서 카카오의 주가가 46만 원이에요. 이 기준으로 보면 한 5조 5000억 원이 넘습니다. 여기에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가 또 하나가 있어요. 이 케이큐브홀딩스라는, 이 회사가 또 카카오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게 한 11% 남짓 되는데, 여기 재산이 4조 5000억 원, 둘 합치니까 10조 원이 넘으니 절반이라고 하면 5조 정도를 이제 기부에 동참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박찬형 김범수 의장이 그런데 이게 뭐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라 기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기업의 선한 의지,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잠깐 보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김범수/카카오 이사회 의장(지난해 3월 18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보더라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직은 많이 미흡한 점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에 좀 더 근접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사회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많이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기부 의사를 밝히다 보니까 지금 이제 국민들도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도대체 김범수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또 관심이 가져지게 돼요.
▼이인철 그렇습니다. 요즘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은 벤처 1세대이면서 흙수저에서 정말 입지전적인 인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국내 흙수저 창업자 가운데 1세대입니다. 1966년생이에요. 그래서 5남매 중에 이제 장남이었는데 유일하게 대학을 나와서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86학번입니다. 대학 졸업한 이후에 이제 삼성SDS에 잠깐 근무를 했고요. 이후에 당시에 이제 1998년, 우리는 IMF 악몽이 떠오르는데, 대한민국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한 번쯤 해보셨을, 그 열풍이 대단했을 때입니다. 이 당시에 이제 한게임이죠. 지금은 이제 NHN엔터테인먼트를 창업을 하게 됩니다. 이후에 이제 2000년에 네이버와 합병을 하게 되고요. 이후에 7년 정도 공동 대표를 맡다가 이후에 다시 떠납니다. 홀연히 NHN을 나오는데, 이 카카오를 만들게 된 후일담도 재미있습니다. 이분이 이제 2007년에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는데, 2007년 하면 고 스티브 잡스가 까만 터틀넥에다가 청바지 입고 나와서 아이폰을 출시한 당시였어요. 그 현장을 목격하면서 앞으로 이런 네트워크, 소셜 네트웍스의 출발점은 바로 스마트폰이 될 수 있겠다고 해서 당시에 이제 다시 귀국해서는 카카오를 만들게 되는데요. 카카오는 사실 다음과 합병하면서 덩치는 더 커집니다. 그래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서 게임 그리고 금융 그리고 쇼핑, 여러 가지 사업 부분에 대해서 높이 도약을 하면서 카카오가 지금 국내 시가총액면에서 41조 원, 국내 10대 대기업입니다. 이렇게 이제 카카오는 지금 2010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과 창사 11년 만에 굴지의 대기업이 된 겁니다.
◎박찬형 어디에 이 기부금을 쓸 것인지는 아직 청사진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만약에 예상을 한다면 어느 쪽이 예상이 될까요?
▼김성완 참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살아가는 동안 절반 정도의 재산을 기부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내일 당장 기부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계속 새로운 끊임없는 구상들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일단 첫 번째로 꼽히는 게 카카오에서 만든 공익 재단이 있어요. 카카오임팩트라고 하는 회사, 일종의 창작자를 지원하는 곳인데요. 여기를 통해서 창작자를 지원하는 데 공익 사업을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요. 그리고 앞서도 메시지가 잠깐 나왔지만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분야들, 예를 들면 플랫폼 노동에서 뭐 할 수 있는, 그 노동이 소외되는 문제나 이런 데 사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요. 그리고 이거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밝힌 거지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산업, 그러니까 미국으로 다 우리나라 인재들이 유출되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사람들이 커질 수 있도록, 인재 육성하는 데 투자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박찬형 기부 자체는 사실은 선의로 들여다봐야 되는데, 한 가지 약간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김범수 의장의 승계 논란이 일고 있더라고요. 지금 지배 구조상 어떻게 돼 있길래 승계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까?
▼이인철 화면을 좀 보시면요. 지금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지분을 13% 이상 보유하고 있어서 1대 주주입니다. 여기에 2대 주주가 바로 케이큐브홀딩스예요. 그런데 여기는 김범수 의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다시 카카오의 지분을 11% 넘게 2대 주주로 지금 등극이 돼 있는데, 이 카카오의 케이큐브홀딩스의 사업 내용을 좀 보니까 투자 회사인데 전 직원은 5명, 여기에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하게 되면 전부 다 가족 회사예요. 여기에 남동생이 대표로 있고요. 그리고 김 의장과 그의 아내이신 형미선 씨가 상무이사직을 맡고 있고 지난해에는 김 의장의 아들과 딸이 또 이 회사에 입사를 한 겁니다. 이러다 보니까 지금 그동안 계속해서 누적해서 김 의장은 자녀들을, 이제 자녀들한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찬형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인철 그렇습니다. 지난달 19일에 사전에 친인척을 포함해서 14명한테 33만 주에 달하는 카카오 주식을 증여한 겁니다. 당연히 뭐 적법한 절차를 지켜서 증여세를 냈다 하더라도 이제 자녀들의 지분이, 카카오의 지분이 0.07%이지만 사실상 카카오의 상위, 지배 그룹에 있는 상위의 회사에 있기 때문에 사전 상속을 염두에 둔 그러한 증여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박찬형 지금 김범수 의장이 본인이 갖고 있는 주식의 절반을 직접 카카오를 가지고 있는 게 있고, 아까 표에서 봤듯이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 또 절반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저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 뭔가 승계 의혹이 있는 것 아니냐는 그런 걸 지금 걱정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케이큐브홀딩스에서 자녀가 지금 저기에서 하는 일은 어떤 걸까요?
▼이인철 이게 투자 회사예요. 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연 매출이 2019년 기준 4억 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카카오에서 받는, 지분 때문에 받는 배당 수익이 40억 원이에요. 그런데 여기 인건비를 따져봤더니 5명의 인건비가 14억 원, 그러니까 마이너스, 적자가 나는 겁니다. 이 회사가 실질적으로 만에 하나 김 의장이 직접적으로 카카오의 지분을 이제 갖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 지분에 따른 세금을 내야 합니다, 40%가량. 그러나 적자인 회사의 증여인 경우에는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이제 문제가 되고 있고, 이러다 사실은 회사 측에서는 이 카카오의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이제 진화에 나서곤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2대 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자녀들 그리고 부인이 참여를 하고 있다.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매출도 나지 않는 회사에 대해서 배당금을 받아가고 있다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회사에 기여한 바가 없는데, 일단 대주주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부분은 이제 피하기 어려운 지적입니다.
◎박찬형 지금 일부 우려하는 사람들은 재벌식 승계가 우려된다고들 지적을 하는데, 만약에 재벌식 승계를 생각한다면 어떤 방식을 염두에 둔 걸까요? 그러니까 아까 말했던 그 투자 회사의 지분을 일부를 또 승계를 통해서, 증여를 통해서 한다든지, 어떤 방식을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이인철 그러니까 비슷한 사례가 삼성 그룹이에요. 삼성 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1%도 안 갖고 있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 아버지가 4.18%, 그리고 삼성전자의 지분이 워낙 없으니 모회사를 따져보니 모회사 1위가 삼성생명, 삼성생명 지분도 없어요. 그 위에를 따져보니 삼성물산이에요.
◎박찬형 그렇죠.
▼이인철 그런데 삼성물산의 지분도 이재용 부회장은 하나도 없어요.
◎박찬형 합병을 통해서.
▼이인철 그러니 자신이 가장 많이 갖고 있고 제일모직 지분과 삼성물산을 결합한 겁니다. 그런 와중에 이제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건데, 그런데 만에 하나 김범수 의장이 자녀들한테 회사를 승계할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지분 구조상 보게 되면, 사실상 100% 김 의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모회사 격이거든요? 이 회사의 100%의 지분을 아내 내지는 자녀들한테 사전에 이제 정상적인 증여세를 내고 증여를 해버리게 되면 사실상 오너들이 장악한 회사가 돼버려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을 참여연대나 아니면 회사 내부에서도 일부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박찬형 김범수 의장이라든지 카카오 측이라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지금 해명을 하고 있죠?
▼이인철 그렇습니다. 이게 사실 자수성가한 부자고 한 달 전에 친인척 14명한테 33만 주를 증여했고 여기에 자녀들이 포함이 돼 있고, 굉장히 좀 이게 그 배나무 밭에 가서 갓 끈 고쳐 매지 말아야 되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러다 보니 회사 측은 뭐라고 하고 있느냐, 케이큐브홀딩스의 경우에는 이제 회사 성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창업하는 과정에서 친인척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사전에 친인척을 생기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사전 증여한 거다. 그리고 대규모 사회적 기부하고는 전혀 별개로 봐 달라는 거고, 그리고 이제 자녀들이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는 것도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인데, 이걸 회사 측이 언급을 할 게 아니라 이런 선한 의도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김범수 의장이 화끈하게 이 부분은 아니다, 라고 이제 선을 그어주는 게 더 좋겠습니다.
◎박찬형 지금 방금 말씀하셨지만 이전에 기억이 나는 게 삼성이라든지 어떤 편법 승계 의혹으로 또 혹시 가는 것 아닐까, 라는 그런 시선들이 있잖아요. 이런 거 불식시키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김성완 대기업들이 보통 유행 타듯이 새로운 방식으로 증여를 하고 그렇게 해오긴 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공익 재단을 설립하고 공익 재단에 기부하는 형태로 해서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이런 방식도 동원이 됐고, 여러 가지 탈법들이 동원이 돼왔는데 이번에 그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약에 공익 재단을 만들고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간다거나 가족 회사를 통해서, 가족 회사가 간접적으로 지배하게 하는 이런 방식으로 가면 굉장히 비난이 많이 쏟아질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앞으로 어떻게 기부를 할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단정하긴 어렵지만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모델로서 기부의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가져옵니다.
◎박찬형 일단 자신의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소식, 우리 사회에 굉장히 좋은 소식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의혹 제기가 없도록 어떤 기부 과정도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런 과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인철 소장은 여기서 인사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윤봄이 기자 (springy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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