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러시아, 외교관 맞추방.. 외교전 비화

김민서 2021. 2. 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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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독극물 테러에도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구속될 줄 알면서도 고국 러시아로 돌아갔다 체포된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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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처리 싸고 양측 첨예 대립
獨 등 "외교관 추방 정당화 안 돼"
러 "불법시위 참가 때문.. 보복 아냐"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하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 연합뉴스

“누가 그에 대해 신경이나 쓰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독극물 테러에도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구속될 줄 알면서도 고국 러시아로 돌아갔다 체포된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과 스웨덴, 폴란드가 전날 러시아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러시아가 지난 5일 이들 3개국 외교관이 러시아 야권운동가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불법시위에 참여했다며 추방 명령을 내린 데 대한 대응이다.

독일 외교부는 이날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직원 1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파견국은 외교적 기피인물이라는 통고를 받으면 해당 외교관을 소환하거나 외교관직을 박탈하는 것이 관례다. 독일 외교부는 이에 대해 지난 5일 러시아가 모스크바 주재 독일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여러 EU 소속 외교관을 추방한 데 따른 대응 조처라고 설명했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대사에게 대사관 소속 1명이 스웨덴을 떠나도록 하라고 통보했다”고 알렸다. 폴란드 외교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고 공개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5일 독일, 스웨덴, 폴란드 외교관을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이들이 지난달 23일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불법시위에 참여한 것이 추방 사유였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을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푸틴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항공편으로 이동하던 중 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극적으로 생존해 지난달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입국 직후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나발니에게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2014년 사기 사건 연루와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EU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연일 대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서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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