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다" 호소에 신속대응팀 출동..실전같았던 백신 접종 모의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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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워요."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치고 관찰실에 앉아 손에 쥔 문진표와 휴대전화, 수첩을 내려다보던 32명의 대기자 사이에서 툭 이 말이 튀어나왔다.
이는 9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백신 접종 모의훈련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달 말부터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실제 응급상황이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 후속 조처를 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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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이송·해동·접종 등
실전처럼 훈련 뒤 보안책 논의
예진은 예상시간보다 짧게 걸려
"대상자 방문접종 방안도 준비중
“어지러워요.”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치고 관찰실에 앉아 손에 쥔 문진표와 휴대전화, 수첩을 내려다보던 32명의 대기자 사이에서 툭 이 말이 튀어나왔다. 정적이 흐르던 관찰실은 갑자기 분주해졌다. 백신 접종 뒤 15분이 지난 대기자에게 “나가도 된다”고 안내하던 간호사는 곧바로 어지러움을 호소한 대기자가 앉은 4번 자리로 휠체어를 가져왔다. 스피커에서는 “신속대응팀”을 호출하는 목소리가 두세차례 빠르게 흘러나왔다. 백신 접종 뒤 혈압 강하, 호흡 곤란, 의식 소실 등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얼굴 보호막(페이스 실드)을 쓴 의료진 5명은 관찰실 바로 옆 ‘응급처치실’로 옮겨진 환자의 혈압과 의식 등을 살폈다. 의료진은 산소공급 마스크를 씌운 뒤 혈압과 심박수를 올리는 의약품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했고, 이후 환자는 구급차에 실려 국립중앙의료원 본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는 9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백신 접종 모의훈련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날 모의훈련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과 수도권 외 지역에서 예방접종을 하게 될 권역예방접종센터 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설명한 대기자의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역시 실제 상황이 아니다. 이달 말부터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실제 응급상황이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 후속 조처를 훈련한 것이다.
모의훈련 참가자들은 오후 2시께부터 중앙예방접종센터로 속속 입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방문 당일 안내 문자와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은 터였다. 참가자들은 접수 대기 구역인 에프(F)동으로 이동해 문진표를 작성한 뒤 신분증을 제시하고 접수했다. 접수 뒤 접종구역으로 이동하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접종이 이뤄지는 시(C)동의 접종실에서 간호사들이 예진을 마치면, 칸막이가 쳐진 접종구역에서 의사들이 팔 상단과 어깨 사이의 접종 부위를 알코올 솜으로 닦은 뒤 주사를 놓는 시늉을 했다.
모의훈련이 끝난 오후 3시께, 에프동에 모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질병관리청 관계자들은 보완할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한 관계자는 “실제로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예상했던 3분보다 예진 시간이 훨씬 더 짧게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접종 뒤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넓게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명돈 중앙예방접종센터장은 “예상했던 것처럼 접종 후 관찰 시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났다”며 “(최대 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찰실에) 25명 정도가 (대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관찰실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추가로 열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집중관찰실 두곳 가운데 한곳을 관찰실로 확보하거나, ‘이동형 병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국 250곳에 생길 예정인 접종센터는 1시간에 100명, 하루에 600명 접종을 목표로 한다. 산술적으로는 250곳에서 6주 동안 300만명에 대해 2차 접종까지 마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현재 (접종 대상자가 찾아오는) 모델이 안정화되면 접종 대상자를 찾아가는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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