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수업 절반 결석했는데.."학대 아무도 몰랐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런데 이 몹쓸 이모 부부의 살인적 학대를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막아낼 수도 있었다는 게 안타까움을 키웁니다.
이모 집으로 옮기고 전학을 간 학교에 결석을 5번이나 했지만 이 아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번번이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이어서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숨진 김 양은 지난해 11월 이모 집에 맡겨져 근처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이 학교는 최근 두 달 동안 9번 등교 수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김 양은 이중 5일을 결석했습니다.
전학 바로 다음 날인 11일엔 출석을 했지만 그다음 이틀은 친척집을 방문한다며 체험학습 계획서를 내고 결석했고, 12월 1일에는 학교에 나오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감기 몸살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11월 18일과 12월 8일은 아무 말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은 무단결석한 이틀은 친부모와 연락해 “등교를 하는 날인지 몰랐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연락했다는 친부모는 이혼 후 김양과는 같이 살지도 않던 아빠였고, 엄마와는 연락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김양이 이모네 집에 산다는 건 알았지만 이모 부부는 전화번호조차 몰랐다고 합니다.
[학교 관계자] "이모 집에 산다고 해서 (이모네로) 전화할 수도 없고. 개인 정보가 있어서 학교에서 알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좁아요."
교육부 지침상 교사가 아동과 직접 통화해 소재와 안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건 이틀 이상 무단결석을 했을 때라 김 양은 확인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도엔 김양의 경우처럼 친인척에게 양육을 맡길 경우 지자체의 지원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위탁가정 신청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부모가 맡거나 부모가 아예 키울 수 없는 경우만 주로 지원되다 보니 김양은 대상이 되기 어려웠습니다.
[경기 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 검증돼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사준비 때문에 친척 집에 이렇게 잠깐 돌봐달라고 했다 이 상황을 가지고 가정위탁을 신청하지는 않거든요, 보통은."
아동학대는 지속적으로, 저소득층에서 발생한다는 편견이 김양을 사각지대에 방치시킨 건 아닌지.
코로나로 인한 교육과 돌봄 공백을 서둘러 메꿨다면 김양은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희생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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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기자 (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83506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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