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전부' ..설 앞두고 훈훈한 ICT 기업 직원들
연봉 800만원 올리고, 수백만원 자사주 지급도
본사 직원들, 계열사 소외도 극복
연휴 이후 전 직원 스톡옵션 차익 실현 기대감
9일 낮부터 반짝 추위가 풀리면서 설 연휴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때마침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훈풍이 불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ICT 기업들이 앞다퉈 직원들과 성과 나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 직원 연봉을 일괄 올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전 직원에게 수백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나눠준 곳도 있다. 두 해전 회사가 직원에게 나눠준 스톡옵션 행사 시점이 돌아온 곳도 있으며, 성과급 배분 기준을 두고 노사가 진통을 겪다가 설 연휴를 앞두고 전격 합의한 사례도 있다.
ICT는 ‘사람이 전부’인 산업이다. 인적 자원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기업들이 앞다퉈 사람을 챙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나 된 넥슨, 비개발자도 챙겼다
넥슨은 지난 1일 전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일회성 성과급 소식은 이따금 들리지만, 수천명이 몸담은 회사가 연봉을 일괄 올리는 결정은 이례적이다. 넥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국지역 직원 수만 5000명을 넘겼다. 올해 6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해를 넘기면 최소 480억원 이상 연간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개발자 챙기기에 뒷전이었던 비개발 직군까지 똑같은 연봉 인상 혜택을 누린다는 점이다. 결단의 배경엔 신입사원부터 사업과 지원 조직을 두루 거치면서 조직의 화합을 이끈 이정헌 대표의 17년 실무경험이 녹아있다.
업계에선 ‘게임을 알려면 넥슨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넥슨은 PC게임을 지금도 왕성하게 서비스하고 여러 모바일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한다. 탄탄한 글로벌 서비스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이제 ‘게임 빅3 중 연봉이 비교적 적다’는 꼬리표까지 뗐다.
본사 직원들, 계열사 직원 소외도 극복
카카오는 연초부터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재산 절반 기부 소식과 함께, 자사주 상여금 지급 소식을 알렸다. 지난 8일 카카오 본사 임직원 보상으로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상여금을 10주씩 지급했다. 취득 단가는 45만5000원. 직원 1인당 455만원 상당이다. 지급 대상은 2619명, 총 지급 규모는 119억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처음이어서 김범수 의장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한다. 그동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스톡옵션 등에서 소외됐던 본사 직원들을 챙기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마침내 돌아온 차익 실현 ‘1인당 1800만원’
네이버 직원들이 재작년에 받은 첫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행사가에 주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권리다.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주가가 내려가더라도 손실이 없다.
네이버에 따르면 2019년 2월 지급한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12만8900원이다. 당시 네이버 직원들인 1인당 77주를 받았다. 오는 27일부터 행사 가능하다. 현재 네이버 주가가 36만원선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차익은 1800만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매년 전 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상장한 대기업이 전 직원에 이정도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회사 측은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 “미래 성장 가능성을 직원과 공유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본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향상을 도모한다”고 설명했다.
연봉 1위 기업도 예외없다…‘함께 만들어가자’ 합의
연초 노사 간 성과급 진통이 불거졌다. 여타 산업군까지 통틀어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나, 대상 기업이 SK텔레콤이라는 것에 시선이 쏠렸다. SK텔레콤은 직원 평균 급여가 2019년 기준 1억1600만원으로 ICT 업계 1위다. SK텔레콤 노조가 ‘투명한 성과급 제도 운영’을 요구하면서 진통이 이어지자 곧바로 ‘딴 나라 얘기’라는 푸념이 나왔다. 업계 안팎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소통에 나섰고 성과급과 별도로 300만원 상당의 설 명절 포인트도 지급했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그러다 9일 새벽 긴급 노사합의에서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SKT 노조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 등의 대체 지표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도 수긍했다. EVA는 기업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각종 금융·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SK텔레콤 측은 “노사는 앞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노사간 화합과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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