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사이버 기밀 다루던 장교.. 미국판 조주빈이었다
"믿었던 군인에 배신감"..재판부 FBI 검찰 한목소리로 맹비난
미 육군 사이버사령부에서 일급기밀을 취급하던 엘리트 장교가 성착취물 제작 및 유통 혐의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미 조지아주 남부 연방지법은 8일(현지 시각)미 육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제이슨 마이클 머스그로브 소령(41)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한 희생자에게 피해보상금으로 9000달러(약 1004만원)을 지급하고 ‘성범죄자’로 등록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가 지역 사회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별도로 기소돼 선고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머스그로브는 2019년 12월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사이버사령부 통합위협작전장교로 사이버 보안관련 최고 수준의 기밀과 민감사안을 다루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기밀 업무를 다루는 엘리트 장교의 아동 성착취범죄 소식에 지역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채팅 앱을 깔고 멤버들과 미성년 여자아이들의 사진을 주고받았으며 근친상간 등 음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성착취 피해자는 4명으로 조사됐다. 머스그로브의 탈선은 FBI의 위장수사에 걸려들면서 덜미를 잡혔다. 그는 오랫동안 몸담은 군에서도 강제전역될 처지에 놓였다. 안전한 사이버 환경 구축에 앞장서야 할 군 장교의 탈선을 사법당국은 이례적으로 강도높게 질타했다.
재판장 랜달 홀 판사는 “이 범죄는 내가 지금껏 담당한 재판중에서 가장 충격적”이라며 “아이들과 가족·친구들의 삶이 파괴됐다”고 했다. 검찰은 최근 FBI요원들의 총격 희생 사건을 언급하며 피고인을 꾸짖었다. 바비 L. 크리스틴 연방검사는 “판결 며칠 전 어린이성착취범죄를 수사하던 FBI요원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이런 약탈자들의 비열한 본성은 우리 사회에 위험을 가중시킬 뿐이며, 이번 중형은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FBI 애틀란타 지부의 크리스 해커 특수요원도 “미국민을 보호하기로 맹세한 직분에 있는 사람이 연약한 어린이들을 착취하고 엄청난 정신적 외상을 안겨준 것은 이해가 도저히 불가한 일”이라고 말했다. 머스그로브도 법정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미 유죄를 자백한 그는 법정에서 “이 범죄로 인해 내 평생 쌓은 성취가 모두 지워졌다”며 “나는 사회의 짐”이라고 자책했다고 현지방송 WJBF는 보도했다.
그는 형기를 다 마치고 출소해도 15년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18세 이하 미성년자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다. 여기에는 그의 자녀들도 포함된다고 WJBF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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