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을 향한 질문..개성공단비대위 "정부를 얼마다 더 믿어야 하나"
이근평 기자 2021. 2. 9. 18:54
내일(10일)로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5년이 됩니다. 이 기간 입주 기업 중 30% 이상이 휴업 또는 폐업 상태에 놓였다고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설명합니다.
이들은 오늘 오전 청와대 앞에서 극심한 경영난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차량 9대가 시위에 나섰습니다. 일터로 향하던 길인 통일대교까지 갔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신한용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개할 의지를 밝혀달라"며 "재개 선언조차 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개성공단의 청산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정부입법으로 제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기섭 비대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정부 책임을 물었습니다. 5년 전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전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독단적 결정에 의해 벌어진 정치적 행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해당사자인 기업에 사전 예고조차 없이 강제적으로 폐쇄됐다는 겁니다.
현 정부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감격과 희망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기쁘게 맞이했다"며 "그러나 올해 대통령 신년사에서 개성공단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우리의 희망이 말 그대로 희망고문으로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5년이 된 게 매우 안타깝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질문했습니다.
"희망을 접고 공단의 청산, 정당한 보상을 주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부를 믿고 얼마나 더 길어질지 모르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버텨야 하는지, 가르쳐달라"는 물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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