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둘러싼 잇단 구설.. 日 민낯 보여준 원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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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 이후 자원봉사자들의 사퇴가 잇따르는 가운데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81) 자민당 간사장의 발언이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 후 8일까지 닷새 동안 390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위 등에 사퇴를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 실세인 니카이 간사장이 모리 위원장의 유임을 지지하다 자원봉사자 사퇴를 둘러싼 문답에서 논란을 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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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간사장 "순간적으로 생각이 바뀔 것" 언급
여성·자원봉사 대한 "시대착오적 인식" 비판 쇄도
IOC "모리 발언, 완전히 부적절한 발언" 비판 성명
"거래처였다면 중단했다" 협찬 기업들도 골머리
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 이후 자원봉사자들의 사퇴가 잇따르는 가운데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81) 자민당 간사장의 발언이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정치와 스포츠 분야 원로들의 시대착오적 발언이 일본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 공식 성명을 내고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IOC 공약이나 노력 중인 개혁에 모순되는 것으로서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잇단 사퇴에 대해 "그런 일로 그만두겠다고 순간적으로 말은 해도 (논란이) 가라앉고 조용해지면 그 사람들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그만 두겠다면 새로 (자원봉사자를) 모집·추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니카이 간사장은 발언 후 '그런 일'을 '그와 같은 일'로 정정했으나 이미 불에 기름을 끼얹은 후였다.
여성 비하 발언을 '그런 일'이라고 표현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사퇴 결정을 '순간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으로 폄하했다는 것이다. 또 '그만두면 충원하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야말로 자원봉사를 존중하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담당 장관은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을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이날 예산위원회에는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 야당 여성의원들은 모리 위원장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흰 옷을 입고 참석했다. 흰 옷은 20세기 초 미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한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날 "서로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지 특별히 깊은 의미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다음날 사과 기자회견에선 "성가신 노인이 대형 쓰레기가 됐을지도 모르니 쓸어주면 된다"며 시종 성의 없는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 후 8일까지 닷새 동안 390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위 등에 사퇴를 통보했다. 조직위에는 350여통의 항의 전화와 4,200여통의 항의 메일도 쇄도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 실세인 니카이 간사장이 모리 위원장의 유임을 지지하다 자원봉사자 사퇴를 둘러싼 문답에서 논란을 키운 셈이다.
모리 위원장은 총리 출신으로 정계 은퇴 후에도 자민당 최대 파벌 호소다파(세이와정책연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출범의 일등 공신이자 역대 당내 최장수 간사장이다. 이 같은 정치 원로들의 잇단 실언에 여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이들의 실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용인하는 일본 사회를 해외에서 어떻게 바라보겠냐는 비판이 상당하다.
협찬 기업들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전날 조직위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서도 기업들의 항의가 있었다. 일본생명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표현으로 매우 유감이란 뜻을 조직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에서는 "시대착오가 심한 발언"이라며 "거래처였다면 거래를 중단했을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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