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순손익 휘젓는 범인은 '손상차손'

박수지 2021. 2. 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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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순손실 8165억원(2019년)→6709억원(2020년)'.

지난 8일 롯데쇼핑이 공시한 2020년 성적표(연결기준 잠정실적)를 보면, 순손실이 1년 새 1400억원남짓 줄어들었다.

8일 롯데쇼핑은 연간 손상차손 규모가 2019년 1조2334억원에서 2020년 8908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쇼핑의 2019년 손상차손 중 이런 자산 손상은 1조780억원에서 2020년엔 6319억원 규모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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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수천억 영업이익에도
순손실 규모 엄청난 이유엔
미래 현금흐름 반영한 '손상차손'
롯데마트. 롯데쇼핑 제공

‘연간 순손실 8165억원(2019년)→6709억원(2020년)’. 지난 8일 롯데쇼핑이 공시한 2020년 성적표(연결기준 잠정실적)를 보면, 순손실이 1년 새 1400억원남짓 줄어들었다. 언뜻 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난 것 같지만, 여전히 아리송하긴 마찬가지다. 정작 2년 연속 3천억~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순손실 규모가 엄청나서다. 이는 큰 규모의 영업외비용이 발생했다는 뜻인데, 핵심은 ‘손상차손’에 있다.

8일 롯데쇼핑은 연간 손상차손 규모가 2019년 1조2334억원에서 2020년 8908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손상차손이란 회사가 보유 중인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회계에 손실과 비용으로 반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는 100억원이지만, 자산을 평가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7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면 30억원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기업이 임차료를 그때그때 비용으로만 처리하면 됐다. 그러나 2019년부터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리스’(임대)는 자산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가령 롯데쇼핑이 10년간 건물을 빌리는 계약을 하면 해당 기간의 임차료는 ‘부채’가 되고, 대신 건물해 입점해 사용권을 얻기에 ‘사용권자산’으로 회계상 인식된다. 그러나 점포 주변의 개별적 환경이든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라는 구조적 요인이든 평가했을 때 현금흐름이 자산에 미치지 못하면 비용으로 쌓이게 되는 것이다.

풀이하면, 롯데쇼핑의 경우 2019년엔 부실 점포의 가치가 1조원 넘게 떨어졌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회계기준 변경 탓에 실제 현금 유출이 아닌 장부상 손실 평가라고 볼 수도 있지만 롯데쇼핑의 적자 점포가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그대로 내버려두면 수익성의 발목을 잡을 게 뻔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마트·슈퍼 등 부실 점포 119곳의 문을 닫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박차를 낸 진짜 이유다. 이에 롯데쇼핑의 2019년 손상차손 중 이런 자산 손상은 1조780억원에서 2020년엔 6319억원 규모로 줄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 점포 구조조정 효과가 순손실 감소 영향에 절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올해도 부실 점포 70여 곳을 추가로 폐점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을 지속하면 순익 측면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정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9년 4분기 손상차손이 1조원을 넘어섰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 상황에도 영업가치 훼손이 제한적이었다”며 “아울러 사용권자산 손상차손 인식으로 올해도 연간 감가상각비는 전년 대비 약 500억원 추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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