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0년형 범죄"..미얀마 시위에 '무지개 깃발'이 왜?
미얀마 쿠데타 불복종 시위가 연일 격화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나흘째, 각계각층이 시위에 합류해 "미얀마 민주화"를 외치고 있죠. 거대한 시위 물결 속에 눈에 띄는 깃발이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입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거리로 나선 성소수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성소수자들은 수십년간 군사 독재 정권의 통치 아래 숨죽여 왔습니다. 미얀마에서 동성애는 불법입니다. 형법 제377조에 범죄로 규정돼 최고 10년형까지 처벌할 수 있습니다. 실제 기소되는 일은 드물어 사실상 사문화된 법이긴 합니다만, 이 법은 갖가지 괴롭힘과 협박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언론(미얀마 타임즈)에 따르면 불교국가인 미얀마 사회에선 "전생에 천륜을 어긴 탓"에 성소수자로 태어난다고 여겨집니다.
2015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집권하면서 성소수자 인권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일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9년 미스 유니버스에 미얀마 후보로 출전한 주인공도 동성애자였습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 사상 첫 동성애자 후보였죠. 스웨 진 텟(Swe Zin Htet)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대회 직전 이 사실을 밝혔습니다.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국내 성소수자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총선에서도 처음으로 동성애자 후보자가 나왔습니다. 39살의 묘 민툰(Myo Min Htun)은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 하원의원에 도전하며 "성소수자의 불법체포문제와 인권 개선"을 앞세웠지만 낙선했습니다.
쿠데타 불복종 시위 속 '무지개 깃발'.
오늘도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성소수자(Queers for Democracy)"를 외치고 있는 이들의 운명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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