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보내는 영상편지, "백신 맞고 꼭 보자"
[경향신문]
“엄마, 이제 곧 백신도 맞으니 백신 맞으면 꼭 보자.”
양계순(85) 할머니는 영상 속 딸의 붉어진 눈시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2분여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양 할머니는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봤다. 지난해 추석 자녀들에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며 ‘야들아~ 오지 마라’라는 영상편지를 공개했던 경북 의성군 어르신들이 이번 설에는 거꾸로 영상답신을 받았다.
경북 의성군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까지 고향 방문 자제가 이어지자 의성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이들에게 영상편지를 받기로 했다. 군은 지난달 15일부터 지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통해 출향민에게‘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안부 영상편지를 보내달라’는 공지 글을 올렸다. 이에 지역민 앞으로 영상편지가 300여건, 문자메시지 700여건 등 1천여 명에게서 안부 연락이 왔다.
국외에서도 편지가 왔다. 의성군 점곡면에 살다 2년여 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김정훈씨(32)는 “올 초 한국에 들어가서 얼굴을 뵙고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항공표가) 다 취소돼 부득이 영상으로 인사드린다”며 “올해는 다 잘 풀릴 거고 꼭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는다”고 부모님에게 안부를 전했다.
의성군은 이밖에도 설에 내려오지 못하는 자녀들의 걱정을 덜고 어르신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홀몸 어르신 1천 여명에 대해 설 연휴동안 적극 돌봄을 실시한다. 연휴기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명절음식을 전달하고 세배도 드리며, 특히 자녀들이 보내온 영상편지를 보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의성|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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