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여아, 폭행·물고문으로 목숨 잃어"..이모 부부에 '살인죄' 적용 검토

용인=이경진기자 2021. 2. 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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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모 집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10세 여아가 군사정권 시절 '물고문'과 다름없는 잔혹한 아동학대를 당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학대를 저지른 이모 부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서로 번갈아가며 한명이 아이의 몸을 붙잡고 다른 한명이 머리를 잡아 물속에 집어넣는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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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모 집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10세 여아가 군사정권 시절 ‘물고문’과 다름없는 잔혹한 아동학대를 당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학대를 저지른 이모 부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동구경찰서는 “8일 긴급체포한 숨진 A 양의 이모와 이모부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40대인 이들 부부는 8일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자택 아파트에서 A 양을 플라스틱 막대기와 파리채 등으로 전신을 수차례 폭행하고,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서 A 양을 물속에 집어넣는 행위를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A 양을 3개월 정도 맡아 키웠는데, 최근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가볍게 때렸다”며 “훈육 차원에서 욕조 물속에 넣었다 빼는 걸 몇 번 반복했는데, 숨질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서로 번갈아가며 한명이 아이의 몸을 붙잡고 다른 한명이 머리를 잡아 물속에 집어넣는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학대 도중에 A 양의 몸이 축 늘어진 채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며 거짓 신고를 했다.

경찰 측은 A 양에 대해 물고문에 가까운 학대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사인은 익사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의 신체에서 주로 익사한 경우에 나타나는 선홍색 시반(사후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양을 부검한 결과 ‘속발성 쇼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내놨다. 속발성 쇼크란 폭력 등으로 인해 멍처럼 생기는 피하출혈이 혈액 순환을 급격히 감소시키면서 쇼크를 유발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고 향후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이들에게 살인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부부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자녀 역시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위탁했다.

A 양은 인근에서 친부모와 살다가 약 석 달 전부터 이모 집에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의 부모는 “직장을 다니면서 이사 갈 집까지 알아보느라 잠시 딸을 언니에게 맡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 양의 병원진료기록 등을 통해 부모의 방임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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