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애물단지 된 항공기.. 1300억 ABS 디폴트 위기

파이낸셜뉴스 2021. 2.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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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이 항공기 구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유동화사채(ABS)가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2017년 보잉777 항공기 두 대를 구매하기 위해 발행한 1300억원 규모의 ABS 및 해외 은행대출채권 등이 원금 손실 위기에 놓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하이투자증권은 해외SPC가 보유한 보잉777 두 대를 매각해 들어온 자금으로 ABS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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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기 두 대 샀던 하이투자證
자금조달 목적 ABS 부도 임박
항공기 안 팔려 원금상환 못해
기관투자자 손실 불가피할 듯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2017년 항공기 구매를 위해 발행한 1300억원 규모의 유동화사채(ABS) 등이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에미레이트항공이 운항하고 있는 보잉777-300ER 항공기 에미레이트항공 제공
하이투자증권이 항공기 구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유동화사채(ABS)가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2017년 보잉777 항공기 두 대를 구매하기 위해 발행한 1300억원 규모의 ABS 및 해외 은행대출채권 등이 원금 손실 위기에 놓였다. 해당 ABS는 여러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만큼 기관투자자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2017년 보잉777 항공기를 구매하기 위해 케이만 제도에 2개의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HI Securities Leasing No.1 Limited, HI Securities Leasing No.2 Limited)을 세웠다.

해외 SPC는 각각 채권(시니어론노트·주니어론노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고 그 자금으로 보잉 777 두 대를 구입했다. 이들 해외 SPC는 에미레이트항공과 항공기 리스 계약을 맺고 해당 항공기를 임대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투자증권이 국내에 세운 SPC '하이에어이엠1호'와 '하이에어이엠2호'가 해당 시니어론노트와 주니어론노트를 인수했다. 국내 SPC는 시니어론·주니어론노트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SPC가 발행한 사채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유동화사채(ABS)를 발행했다. 하이에어이엠1호가 9265만 달러, 하이에어이엠2호 6820만 달러어치씩 발행해 ABS 발행 규모는 총 1억6085만 달러(1797억원)에 달한다. 이 중 선순위 ABS가 일부 상환돼 현재 총 ABS 잔액은 1200억원 수준이다. MUFG로 부터 빌린 선순위 대출 100억원을 더하면 총 1300억원의 자금이 디폴트 위기에 놓인 셈이다

해당 ABS는 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 신용도와 연계됐다. 또 항공기리스계약 종료 시점의 항공기 매각에 따른 (원금) 회수 가능성도 신용도에 반영됐다. 하이에어이엠1호가 발행한 ABS 만기일은 이달 17일, 하이에어이엠2호가 발행한 ABS 만기는 다음달 17일까지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하이투자증권은 해외SPC가 보유한 보잉777 두 대를 매각해 들어온 자금으로 ABS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매각이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해당 ABS는 이 상태로 만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쉽게 말해 '집이 안팔려 만기를 맞은 담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해당 ABS는 부도채권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들어 우선적으로 하이에어이엠1호가 발행한 후순위 ABS(4320만 달러) 신용등급을 B-에서 CCC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하이에어이엠1호가 발행한 선순위 ABS 등급도 BBB등급에서 B등급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달 17일 해당 ABS는 디폴트(D등급)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ABS는 지난해까지 AA-등급으로 우량채에 속했으나 1년 만에 디폴트 직전으로까지 내몰린 것이다.

하이에어이엠2호가 발행한 ABS 역시 마찬가지이다. 해당 SPC가 발행한 ABS의 만기일까지 약 한 달의 간격이 있지만, 한 달 만에 항공기가 팔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ABS에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항공기 매각은 어려워 보인다. 항공기 투자 손실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항공기 매각은 ABS 만기 안에 쉽지 않다"면서 "현재 항공기 매각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확정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매수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폴트를 막기 위해 ABS 만기를 연장하는 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 동의를 얻어서 채권 만기를 연장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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