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청약 앞두고 '계좌 영끌'.. 가족명의까지 총동원

파이낸셜뉴스 2021. 2. 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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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편으로 계좌 많을수록 유리
다가오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에
개인투자자 계좌 수 늘리기 혈안
오는 3월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의 첫 주자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계좌 수를 늘리기 위해 혈안이다. 공모주 제도 변경으로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영끌'을 통해 증거금을 늘리기보다는 가족 명의를 총 동원해 계좌를 늘리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공개를 통해 2295만주를 모집, 1조1246억~1조4918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공모가 밴드는 주당 4만9000~6만5000원이고, 상장예정일은 3월 18일이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3조7500억~4조9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 전략을 세우기 바쁘다. 한 계좌에 최대한 많은 증거금을 넣어 주식을 많이 배정 받을지, 증거금을 분산해 계좌를 여러 개 나눠 다양한 곳에 청약을 넣을지 고민이다.

지난해 금융 당국은 공모주 열풍이 불어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넣어도 주식 1~2주밖에 못 받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공모주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 비례배정 방식은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공모주를 더 많이 받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청약을 신청한 계좌(1인당 1계좌만 허용) 수로 나눠 균등 배정하는 방식을 더했다. 예컨대 1000주를 공모하면 이 중 50%인 500주는 균등 방식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500주는 비례 방식으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에 투자자들도 최대한 대출과 투자금을 많이 모아 한 계좌에 모두 넣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명의를 총동원해 계좌 수를 늘린 다음 최소 수량만 청약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실제 핀테크 업체 핑거의 경우 지난달 21~22일 청약 당시 개인 배정 물량 26만주 가운데 13만주가 균등 배정됐다. 경쟁률은 939.39대 1이었고 총 3만3170건의 청약이 들어왔다. 13만주를 계좌수 3만3170개로 단순히 나누면 청약 참가자들은 모두 4주씩 받은 셈이다. 공모가 1만6000원이고 공모주는 증거금의 절반만 내면 돼 8만원만 넣고 10주를 청약한 투자자들은 4주를 받았다. 비례방식으로 4주를 받으려면 약 3000만원이 필요했다.

처음으로 균등배분 방식이 적용된 씨앤투스성진도 최소 청약 증거금인 16만원을 납입하면 4주가 배정됐다. 이전 방식대로라면 경쟁률(674.04대 1)과 공모가(3만2000원)를 고려했을 시 약 1000만원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도 기존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공모주 청약 때와는 달리 거액을 대출 받아서 한 계좌에 돈을 많이 넣어 청약을 넣기 보다는 계좌에 증거금을 분산해 최대한 많은 명의로 투자하는 방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녀가 있는 투자자의 경우 미성년자 계좌를 만들어 균등 배정을 통해 받는 주식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2295만주 중 우리사주조합이 20%인 459만주를 우선 배정받고, 나머지 80%(1836만주)를 기관투자자와 일반청약자에 배정한다. 우리사주조합 물량에서 미청약 잔여주식이 발생할 경우 공모주식의 5%까지 잔여주식을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 청약 결과에 따라 일반청약자 배정물량은 573만7500~688만5000주로 변동될 수 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 320만주, 빅히트 142만6000주의 일반 투자자 청약 물량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수라 균등방식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가 6만5000원으로 확정될 경우 10주를 청약할 경우 증거금으로 32만5000원만 있으면 된다. 4개 계좌에 증거금을 넣을 경우 130만원도 안되는 금액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간에 시스템 연결이 안 돼 있어 중복 청약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상태고 상반기 중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청약에서는 주관사별 계좌를 이용해 복수청약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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