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절반 밖에 못 뽑는다..공기업 정규직 전환 부메랑 됐다
한전·철도공사·인국공 10곳
3년평균 절반수준 채용 계획
마사회, 올해 신입채용 '미정'
"조직 비대해져 채용 경직"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 대대적인 신규 채용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이들 공기업의 연내 일반 정규직 채용 규모는 최근 3년 평균의 절반 안팎에 그쳤다. 이에 따라 무리한 정규직 전환으로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청년층과 같은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취업의 꽃'으로 불리던 공기업 채용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친 모습이다. 실제로 8일 국회를 찾아 '눈물의 호소문'을 발표했던 한국마사회는 사실상 올해 신규 채용이 어렵다며 2년 연속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 제로(0)' 가능성을 시사했다.
9일 매일경제가 공공기관 경영·채용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잡알리오 자료를 토대로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정규직 전환 실적 상위 10개 공기업의 올해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고졸·무기계약직 채용 제외)를 분석한 결과 9곳이 최근 3년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정규직 전환 실적을 발표하면서 1위로 꼽았던 한전이 대표적이다. 823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한전은 올해 1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인 1700명에 비해 600명(-35.3%) 줄어든 숫자다. 한전 채용 규모는 2018년 1780명, 2019년 1772명, 2020년 1547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한국철도공사(정규직 전환 6163명)는 최근 3년간 신규 채용 평균이 2702명에 달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 수준인 1400명을 채용한다. '인국공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3년 평균의 절반 수준인 60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의 120명, IBK기업은행의 250명 채용 계획도 최근 3년 평균에서 크게 줄어든 규모다. 그나마 선방한 곳은 695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2위에 올랐던 한국도로공사다. 올해 260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3년 평균치 273명에 비해 소폭 줄어드는 선에 그쳤다. 한국수력원자력도 13명 줄어든 407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이 사실상 '제로'였던 마사회는 올해도 신입 채용이 불투명한 상태다. 마사회 측은 2월 현재까지 올해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긴축 경영을 선언한 상태라 사실상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는 매해 40명 이상씩 공채 일자리를 창출해 왔는데 2년 연속 취업문이 사실상 닫혀버린 상황이 됐다. 마사회 측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지도록 온라인 마권 발매가 조속히 도입되기만을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공기업 조직이 비대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공기업의 전체 임직원 규모는 2017년 34만6134명에서 2018년 38만3022명, 2019년 41만594명, 2020년 42만2455명 등으로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인력 운용이 경직될 수밖에 없고, 늘어난 비용이나 예상 퇴직자 수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일반 정규직 채용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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