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못 웃는..트윈타워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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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주재로 사쪽인 지수아이앤씨와 두번째 교섭을 벌였으나 고용승계를 둘러싸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의 고용승계를 요구한 반면, 사쪽은 엘지마포빌딩에서 근무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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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회유 등 노조 흔들기 지속
"오래 일해온 곳 놔두고 왜 굳이.."
노동자들, 농성 56일째 거리행진
새해 첫날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주재로 사쪽인 지수아이앤씨와 두번째 교섭을 벌였으나 고용승계를 둘러싸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의 고용승계를 요구한 반면, 사쪽은 엘지마포빌딩에서 근무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결렬됐다. 농성 56일째를 맞아 청와대 행진을 벌인 해고노동자들은 설 연휴를 거리에서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고용승계 등을 두고 교섭을 벌였다. 먼저 사쪽은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30명 전원이 서울 마포구 엘지마포빌딩에서 근무하는 안을 내놨다. 그동안 회사는 지수아이앤씨가 맡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 해고노동자들을 나눠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노조 와해 의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엘지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사쪽의 새로운 제안을 노조가 수용해 노조원 전원이 엘지마포빌딩 한곳에서 근무하게 되면, ‘노조 와해’ 우려가 불식된다”고 주장했다. 건물 관리를 하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엘지 계열사, 청소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엘지 회장의 고모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회사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다른 사례를 봐도 청소노동자 해고와 관련해 이뤄진 고용승계는 하나같이 해당 사업장에서 이뤄졌다”며 “엘지마포빌딩은 가능하다면서 오랫동안 일해온 트윈타워는 안 된다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거부했다.
노조가 제안을 거부한 데는 사쪽의 제안이 결국 ‘엘지 상징 같은 트윈타워에 노조를 둘 수 없다’는 모기업 엘지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구심과 함께, 개별 노조원들에 대한 사쪽의 회유가 줄곧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다혜 공공운수노조 조직부장은 “지수아이앤씨 송아무개 팀장이 조합원들의 이력서에 적힌 주소로 찾아오고 수차례 전화를 걸어와 회유를 시도했다. 교섭을 앞두고 노조 흔들기에 나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청소노동자들은 청와대로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놓은 ‘청소·경비 등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및 노동조건 승계 의무화’ 공약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9명씩 조를 이뤄 행진에 나선 노동자들은 여의도 트윈타워-엘지마포빌딩-엘지서울역빌딩-엘지광화문빌딩으로 각각 행진한 뒤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앞서 청소노동자들의 트윈타워 농성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고용승계는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김태업)는 “근로자들의 쟁의행위는 평화적 단체교섭의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며 “그간의 사정을 보면 조합원의 쟁의행위는 목적·시기·절차 등에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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