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가 눈물 흘린 곡..코로나시대 작은 위로 될 것"
예술의전당서 실내악 공연
"안단테 칸타빌레는 '천천히 노래 부르듯이' 연주하라는 지시어에요. 엄청나게 빠르게만 돌아가던 세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멈춰있는 상황인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요."
현악사중주 연주단체 아벨 콰르텟이 오는 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낭만주의 현악사중주 곡을 연주하는 음악회 '안단테 칸타빌레'를 연다. 지난 3일 서울 서초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아벨 콰르텟 멤버들은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번 연주회를 통해 낭만주의 음악이 건내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은솔(바이올린), 박수현(바이올린), 문서현(비올라), 조형준(첼로)이 참여한 아벨콰르텟은 2013년 창단됐다. 결성 직후 참가한 2014년 독일 아우구스트 에버딩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거뒀고, 2015년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 2015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2위와 청중상을 수상했다. 또 2016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현악사중주부문에서 3위를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번 연주회에선 차이콥스키 작품 외에도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2번과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 6번 등 낭만주의 실내악의 주옥같은 명곡을 연주한다. 슈베르트의 창작력이 그야말로 만개하던 24세 때 작곡한 이 작품은 뜻밖에 미완성 곡이다.
"슈베르트가 2악장 중반까지 썼다가 완성을 못해 결국 15개의 현악사중주 작품 중 유일하게 단악장 작품으로 남은 곡이에요. 슈베르트를 만난다면 왜 완성을 못했는지 묻고 싶어요. 하지만 한 악장 곡이지만 장면의 전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강풍이 몰아치다가 어느새 한순간에 봄이 오는 것 같죠."
멘델스존이 먼저 세상을 뜬 누나를 위해 쓴 진혼곡인 현악사중주 6번은 한겨울 밤 바람과 같은 날카로운 슬픔이 가득한 작품이다. "격정적인 느낌의 1, 2, 4악장과 대비를 이루는 느린 템포의 3악장에 주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곡을 시작하는 바이올린의 첫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이 큰 낙차를 보이는데 마치 누나를 부르는 것 같아요."
멤버들의 나이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젊은 아벨 콰르텟 멤버들은 주중에는 거의 매일 연습을 함께 한다.
"실내악은 합주 때 서로의 소리를 듣고 감정을 공유하는게 중요해요. 저희는 연습하려 모이면 일단 1~2시간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수다를 떤 뒤 연습을 시작해요. 이 시간을 거치며 4명의 멤버가 서로에게 녹아들게 되죠. 그러면 곡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의견의 차이도 부드럽게 좁혀갈 수 있어요. 오랜 시간 같은 멤버로 연주활동을 계속하는 하겐콰르텟 같은 단체가 되면 좋겠어요."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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