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후보, 부동산 원더풀 정책.."소득 6만불 서울 만들겠다"
관 주도 비현실적 부동산 공급 대신 민간 차원 활성화
4차 산업혁명 선도 못하면 미래 불투명..디지털화 중요
진대제 전 장관과 미래도시 구상하고 디지털 시정 논의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4월 7일 보궐선거와 함께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도 승리해 '소득 6만불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파괴된 일상을 회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 적응을 위한 일상 변화를 함께 일군다. 다시 출산율이 늘어나고 많은 이들이 살고 싶은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격론의 장이 된 부동산 대책에서는 원하는 곳에 더 짓게 하고, 풀어야 하는 규제는 줄이는 '원더풀' 정책을 제시했다.
-과거 서울시 10년에 대한 평가와 이번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된 배경을 말해 달라.
▲박원순 전 시장의 시정도 긍정적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참여는 민주주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진정한 시민의 참여가 아니라 시민단체 참여가 돼버리면서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났다.
도시경쟁력도 후퇴했다. 이런 것을 보면 현재보다는 과거 시대의 도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도시라는 기능을 외면하고 도시 재생사업이 지체된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도시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런 부분에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미래 지향적 도시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서울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 정책이다. 재건축·재개발과 용적률, 층고 제한 등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최근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다시 발표했다. 기존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투기수요에 따른 결과라고 말하다, 이제야 공급부족을 인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공급부족 해소마저 관이 주도하겠다는 것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원더풀' 부동산 대책을 말하고 싶다. 원하는 곳에 더 짓게 하고 풀 것은 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동산 대책 기조다. 이와 관련해 규제 완화와 부동산 원스톱 시민 서비스 등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층고제한 해제와 용적률 확대 등을 얘기해 왔다. 층고제한은 실질적으로 서울시가 49층까지 허가를 할 수 있음에도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것을 풀겠다는 것이고, 용적률도 마찬가지다. 관련 법률이 허용하는 선에서 최대한 풀겠다.
재건축·재개발 확대, 규제완화, 용적률 상향 등 이러한 대책이 시행되면 수익성이 늘고 민간 차원에서의 재개발·재건축도 활성화 될 것이다. 관 주도의 정책을 민간 주도로 바꾸겠다. 관 주도 부동산 공급은 비현실적이다. 지금 공급대책으로 거론되는 토지 다수가 민간 소유다. 결국 민간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정책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뜨겁다.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만약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 야권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어떤 우위점이 있다고 보시는가.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여권 유력 주자인 박영선 후보가 우위를 나타나고 있는 것은 지난주 출마 선언을 한 것에 따른 일종의 착시와 컨벤션 효과다. 여권의 경우 박 후보에게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야권후보는 제3 지대를 포함해 6명이나 된다. 지지율이 분산되고 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 관련 입장은 이미 표명을 했다. 제가 국민의힘 단일후보가 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 지대 단일후보와의 단일화를 할 것이다.
여권 박 후보의 경우는 이번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귀책 사유로 생긴 것인 만큼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저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또 한편으로 여권 지지 시민들에게도 호소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박 후보랑 같이 정치를 시작했고 오랜 기간 활동을 해왔지만, 그동안 생각해오고, 보여주었던 정책 및 의정 철학은 너무나 차이가 있다. 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해법 이런 부분에서 저와 박 후보의 과거 활동을 살펴본다면 누가 더 잘할 수 있을지 시민들이 잘 판단해 주실 것이다.
-출마 선언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셨다. 다른 후보들도 디지털, 인공지능, 바이오 등 관련 공약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4차 산업혁명과 서울시정을 어떻게 연결하실 생각인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지 못하면 서울시 미래도 없다. 그래서 진대제 전 장관을 고문으로 모시기로 했다. 미래도시 구상에 있어 상당히 많은 조언을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같이 함께 디지털 시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CES 주제가 디지털 시티였다. 모든 것의 디지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디지털과 관련한 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것도 당연하고, 또 한 축에선 우리 생활에 있어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현장 행보로 가락시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점을 체감했다. 축산 도소매업에 뛰어든 젊은 청년들이 많이 늘었다. 현장의 얘기 들어보면 젊은이들이 하는 곳이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물건이 있어도 디지털화를 잘 구현시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온라인 매장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그 과정에서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무원 마인드가 아니라 진짜 전문가들을 모시고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 지원에 나설 것이다. 여기에 진 전 장관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신혼부부, 청년세대 대상 토지임대부주택 지원 공약에 논란이 많다.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가.
▲공약 내용이 제대로 안 알려지고 다르게 전달되는 가운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세 가지 축이 있다. 민간 분야도 활성화하고, 다른 쪽으로는 공공 임대주택을 도입하는 것, 그런데 민간 분양 주택을 구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집을 가지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수요를 위한 것이 토지임대부주택 모델이다. 토지 소유권은 가지지 않고 지상의 건물 소유권만 보유하는 형태다.
물론 이것이 궁극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모델로 정착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민간분양에 가기 힘들어도 주거 안정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장점이 있는 제도다. 매년 1만호씩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로 한정했다.
여러가지 요건을 만들었는데, 청년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은 부부합산 1억원 이하 대상에게만 분양권을 준다. 이후 초기 3년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과 신혼부부 각각 최대 3억원, 5억원까지다. 청년 3년, 신혼부부 3년, 자녀 출산시 3년 이렇게 해서 최장 9년까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1억1700만원이 된다는 계산이다. 서울시가 토지임대부 주택을 1만호씩 늘렸을 때 누적으로 지출되는 예산은 최대 1년에 4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계산됐다. 서울시 예산은 40조원 정도다.
이 정책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다. 사실 저출산 문제가 이 대책 하나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혼주의자들은 비혼 선택 이유로 남자와 여자 모두 '집'을 2위로 꼽고 있다. 집이 저출산 문제의 모든 원인은 아니겠지만, 해결을 위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 40만명이 깨져, 작년 27만명 출산을 기록했다.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인구학자들은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이 되면 더 많은 신혼부부에게 더 큰 혜택을 줄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원과 구청장은 여권이 장악한 상황이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야권에서 누가 시장이 되어도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 시의원이 6명이다. 굉장히 어려운 때다. 그만큼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민주당 시의원들과 같이 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 국회, 정부와도 협력해야 한다. 때로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임기가 1년 남았다. 당선 후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계획이 있으신가. '나경원표 서울시'는 어떤 모습일지 말해달라.
▲당선되면 당연히 재출마 하겠다. 서울을 소득 6만불의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제 목표다. 현재 서울 평균소득은 4만불 수준이다. 이를 싱가포르처럼 6만불 수준까지 키운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유치되고 많은 분들이 살고 싶어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이 될 것이다. 내년에 한번 더 당선되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
지금 많은 분들이 코로나19로 힘들어 하신다. 일상이 파괴됐다. 많은 후보들이 멋있는 공약들을 얘기한다. 여권 박 후보의 자립형수직정원도시는 최근 도시공학자들에게 화두다. 저 역시 이런 공약들을 얘기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지만, 지금 서울 시민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의 회복이다. 내 집 앞에 쓰레기가 없고, 먼지가 없고, 냄새가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 일상을 바꾸는 서울 시장이 되겠다.
정리=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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