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에 코로나 충당금 발목..지방은행 실적 '뒷걸음'
전북 1241억 13%↑·광주 1602억원 7%↓·대구 2383억 15%↓
3월 주총서 은행장 선임, 지역밀착 내실경영 화두
지방은행들은 전국 영업망을 갖춘 대형은행에 치이고 최근 급부상한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비대면 금융에서 밀리면서 샌드위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지방은행장들의 임기만료와 맞물려 3월 주총에서 신임을 받게 될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연말 명퇴비용·코로나 충당금 크게 늘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이익이 뒷걸음질치면서 BNK금융지주(13893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93억원으로 전년대비 7.6% 감소했다.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7.7% 감소한 3084억원을 기록했고, 경남은행은 1646억원으로 9.4% 줄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순이익 감소는 희망퇴직 비용과 코로나19 충당금 영향이다.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은 부산은행 603억원, 경남은행 311억원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충당금으로 부산은행 870억원, 경남은행 526억원을 반영했다. BNK금융지주는 “마진 방어 및 개선을 위해 등급별 적정금리 부여, 조달금리 감소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코로나19 리스크 대응에도 실적이 나름 선방했다. 이에 힘입어 JB금융지주(175330)가 전년대비 6.3% 증가한 역대 최대 순이익(3635억원)을 거뒀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1241억원을 시현하며 두 자릿수 이익 증가세를 달성했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은 745억원으로 전년(283억원)보다 162% 늘었다.
하지만 광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1733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광주은행은 “연말 명예퇴직 비용과 코로나19 리스크 사전 대비를 위해 추가 적립한 충당금을 감안하면 전년도와 비슷한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489억원으로 전년(398억원)보다 23.0% 증가했다.
DGB금융지주 계열의 대구은행은 순이익은 2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감소했다. 대구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을 위한 대손충당금을 2221억원 적립해 전년(142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또 명예퇴직 급여도 186억원으로 전년(3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대구은행은 “선제적 충당금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적 이익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정이하 여신,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또한 낮은 수준에서 잘 관리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순이익이 의미있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금융지주 계열의 제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75억원으로 전년대비 37.3% 감소했다.
내부출신 지방은행장, 지역밀착 내실경영 화두
지방은행들은 지난해 코로나19 리스크 관리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올해는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은행장들이 경영을 맡는다는 점에서 지역 밀착형 차별화 전략이 실적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은행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송종욱 은행장이 재연임을 확정했다. 송 은행장은 2017년 9월 최초 자행 출신 제13대 광주은행장으로 선임돼 2019년 3월 한차례 임기를 연장했다. 송 은행장은 지방은행 최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리딩뱅크로 도약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은행은 올해 중·저신용 고객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하는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금융 플랫폼 ‘토스(toss)’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차기 전북은행장에 내정된 서한국 수석부행장도 내부 출신이다. 서 내정자가 오는 3월 주총에서 차기 행장으로 선임되면 1969년 은행 설립이후 최초로 내부 출신 은행장이 나오게 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임성훈 대구은행장도 2011년 DGB금융지주 출범 후 첫 내부 출신이다. 대구은행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펀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로디(Ro.D)’ 비대면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아직 연임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시중은행 임원들에게 잇따라 중징계를 통보하면서 두 은행의 징계 수위가 주목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두 은행장 임기 중 각각 527억원, 276억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판매했다. 두 은행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다면 연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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