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日과 반도체 연합 구축.."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한 목소리 '경고'

배진솔 2021. 2. 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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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연구개발(R&D)거점을 만든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첨단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세계 유수 장치 업체와 소재업체가 모이는 일본을 빠뜨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향후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현재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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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日에 2100억원투자해 R&D 회사 구축
이미 지난해 14조 투입해 美에 5나노 반도체 공장 설립
대만, 美- 日연합구축 마련..삼성전자 등 국내 위협적
반도체업계 "日 수출규제때보다 심각한 상황"..속수무책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연구개발(R&D)거점을 만든다. TSMC가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발 빠르게 연합전선을 구축해 세계 1위 입지를 굳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협력체계를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TSMC의 뒤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해 ‘초격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로이터뉴스)
TSMC, 日-美 투자 박차…연합전선 구축나서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200억엔(약 2100억원)을 투자해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R&D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일본 진출 계획을 의결하고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계획이다.

TSMC는 쓰쿠바시에 새로 설치할 거점에서 반도체 후(後)공정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며 추후 생산 라인 설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를 전략 분야로 삼고 TSMC가 일본 기업과 연계할 경우 보조금 지원 등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보도했다.

TSMC는 이미 지난해 120억달러(약 14조7800억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올해도 30조원 가량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에도 거점지를 설치해 미국, 일본, 대만의 강점을 활용한 반도체 분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가 연계를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첨단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세계 유수 장치 업체와 소재업체가 모이는 일본을 빠뜨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향후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현재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수출규제때보다 심각한 상황”…글로벌 협력체계·초격차 중요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낸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을 과거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 때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 드려야 한다”며 “TSMC의 이런 협력 모델은 일본의 독보적인 소부장 기술을 독점함과 동시에 일본과 미국 고객사 수주를 얻을 수 있는 먹이사슬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참 위험스럽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협력체계 없이는 혼자서 살 수 없다”며 “이 상황에선 한국 반도체 산업에 견제가 들어와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TSMC의 일본 진출은 R&D 거점지 개발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일본과 연계를 강화하는 수순으로 가는 첫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손해보는 곳은 우리나라다. 미국, 일본, 대만에게 공통의 적은 한국”이라며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회사(IDM)기반으로 미국, 대만과 기술적인 면에서 겨루고 있고, 일본과는 감정적으로 겨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인재·산업관점에서 글로벌 협력체계를 갖추고 기술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진호 교수는 “삼성전자가 지금 살아남는 방법은 초격차전략밖에 없다”며 “기술적으로 TSMC보다 앞서서 TSMC 고객사가 삼성전자를 이용할 수 밖에 없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혁신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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