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남은 임기 5개월..'식물총장'으로 마무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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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5개월여 남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마지막 고위간부 인사에서조차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정권 관련 수사도 청와대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해 윤 총장이 리더십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 채 검찰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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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간부 이어 중간간부 인사도 '패싱' 예상..'고립무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임기가 5개월여 남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마지막 고위간부 인사에서조차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정권 관련 수사도 청와대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해 윤 총장이 리더십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 채 검찰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를 기각했다.
월성 1호기 사건은 윤 총장이 직무복귀 후 가장 먼저 챙겼던 사건이다. 당시 여당은 윤 총장의 행보가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전면적인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평가받는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윗선 수사에 차질이 생겼고 명분 또한 약해졌다.
게다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7일 검찰 인사에서 정권 관련 수사가 다수 걸려있는 일선청 수장에 친정부 인사를 앉히고, 윤 총장이 교체를 요구했던 대검 참모들을 전원 유임시킴으로써 사실상 윤 총장의 '고립무원' 상태를 지속시켰다.
박 장관이 여러 논란을 빚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앞으로도 윤 총장의 지휘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 평가한다. 윤 총장은 박 장관의 인사 결과에 탄식을 내뱉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교체를 요구했던 이 지검장에 '유임 결정'을 내린 건 이 지검장에 대한 현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보이는 동시에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서 이 지검장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킨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에 결재하지 않아 갈등을 빚는 등 내부의 신망을 잃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이유로 수사대상에 오른 상태다.
아울러 심 국장의 새 부임지인 서울남부지검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검언유착' 의혹 관련 KBS 오보 사건과 박 장관이 피고인으로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사건처리) 폭행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중요 수사처다.
전임인 이정수 남부지검장이 정권 관련 사건 수사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검찰 내부의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윤 총장의 징계를 이끌었던 심 국장의 행보 역시 이 지검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검찰 내부의 평가다.
추미애 전 장관에 이어 박 장관 또한 검찰 인사에 있어서 윤 총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현 상황을 두고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총장이긴 하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얼굴마담일 뿐이다', '네 존재를 각성하라'는 느낌이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 동의없이 사진을 찍어 뿌린 다음 '나는 법대로 다했다' 한 것인데, 의견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입장에선 굉장히 모욕적일 것"이라고도 했다.
향후 있을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박 장관의 '총장 패싱'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 총장이 법무부 장관과의 대립에 힘을 쏟다 결국 '식물총장'이란 딱지를 떼지 못한 채 검찰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는 총장 이하 수사팀 전체가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총장에게 주어진 권한을 백분 행사해야 한다. 옳다고 생각한다면 끝까지 가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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