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김명수 사퇴하라" 시끌..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
[경향신문]
내부 게시판 관련 글 2건 중
“임성근 사표 수리했어야”
주장한 글 1건은 자진 삭제
사퇴 요구 움직임은 없어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법원 외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정작 법원 안은 큰 동요가 일지 않고 있다. 법원 내부 게시판에는 현직 법관이 실명을 걸고 쓴 글이 단 2건 올라왔고, 이마저 1건은 본인이 삭제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법원 안팎의 온도차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내부망 코트넷의 ‘제도개선법관토론방’ 게시판에는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김 대법원장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내용이 모두 담긴 정욱도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글 1건만 올라와 있다. 앞서 임 부장판사의 의사를 존중해 사표를 수리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올린 글은 자진 삭제된 상태다.
2건의 글에는 댓글도 달리지 않았다.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 내 다수 여론이었다면 수백개 댓글이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3월 김형연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코트넷에 사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을 때는 200여명의 판사들이 실명을 걸고 동의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법원 밖에서는 김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현, 하창우, 신영무 등 대한변호사협회 전직 회장 8명은 지난 8일 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법학교수회도 이날 ‘국민을 속인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판사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비공개 커뮤니티 ‘이판사판’에도 ‘대법원장님 사퇴하십시오’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긴 했지만 일선 판사들은 “익명으로 쓴 글을 판사들 여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 판사는 “판사들 사이에 여론이 형성되는 공간은 제도개선토론방”이라며 “실명을 걸고 쓰는 글이 올라와야 판사들도 하나의 여론이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김 대법원장 사퇴가 판사들의 다수 여론이라면 ‘대법원장이 부끄럽다’ 정도의 글은 올라와야 하는데 지금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주변에서도 왜 일이 이렇게까지 됐냐고 보는 사람은 다수지만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김 대법원장이) 잘못한 건 맞지만 물러날 정도는 아닌 거 같다고 보는 것이 법원의 분위기 같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