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지난해도 핵무기 개발 지속..해킹으로 자금 조달"

이효상 기자 2021. 2. 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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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이 지난해에도 국제사회 제재를 위반해 핵무기 개발을 지속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018년 북한이 상징적으로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여전히 인력이 배치돼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핵물질을 생산하고, 핵시설을 유지했으며, 탄도미사일 인프라를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열병식을 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을 견디는 기술 수준까지 도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보았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폭파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 여전히 인력이 남아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북한은 4·27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완전한 비핵화’의 상징적인 조치로 이 핵실험장을 폭파한 바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부터 기술과 원료물질을 도입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주된 협력대상으로는 이란이 지목됐다. 주로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이 이뤄졌으며, 지난해 말에도 양국 간 핵심부품의 이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허위 정보와 조작된 자료가 조사에 사용됐다”며 양국간 협력 의혹을 부인했다.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의 강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재망을 회피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남겼다. 북한이 정제유 불법 수입, 해킹 등으로 대북 제재를 회피하는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과 연결된 해커들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기관과 가상 화폐 거래소에 대한 작전을 지속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해킹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3억1640만 달러(한화 약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불법 정제유 수입도 지속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정제유 연간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9월말까지 9개월간 이를 수차례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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