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잠겨있자 뒷문 열어 배달..'건물침입' 선고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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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의 공동 현관문이 잠겨있자 배송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건물 뒷문을 통해 내부에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배기사가 1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이후 A씨로부터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 및 배송 장소를 듣게 된 하씨는 뒷문을 통해 내부로 다시 들어간 뒤, 미용실 앞 복도에 물품을 옮겨놓고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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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연결 후 재차 들어가 위치 바꿔
법원 "위법성 인식 미약상태서 범행"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미용실의 공동 현관문이 잠겨있자 배송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건물 뒷문을 통해 내부에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배기사가 1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9일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하모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하고 이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 선고를 유예하고 특정한 사고 없이 기간이 경과하면 형을 면하게 하는 제도다.
하씨는 지난해 8월 피해자 A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건물 뒷문을 통해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하씨는 당시 해당 건물의 공동 현관문이 잠겨있고, A씨와 연락이 닿질 않자 건물 뒷문을 통해 미용실에 들어가 물품을 두고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로부터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 및 배송 장소를 듣게 된 하씨는 뒷문을 통해 내부로 다시 들어간 뒤, 미용실 앞 복도에 물품을 옮겨놓고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 판사는 "A씨와 전화연결이 돼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를 고지받는 중에도 이미 후문을 통해 배송물품을 미용실 내부에 뒀다고 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하씨도 자신 행위의 위법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씨가 범행사실을 모두 인정·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나 사과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요구하는 피해 보상금 3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당시 하씨는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상태였다"며 "미용실 내부에 배송물품을 두고왔기 때문에 침입했던 사람이 누구나 하씨였음을 알았을 상황임에도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취 및 다른 목적을 갖고 침입하려 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 범행 경위, 시각 등을 고려할 때 하씨가 위법성 인식이 다소 미약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하씨는 지난해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검찰 측이 정식재판을 요구하면서 이번 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원래 나왔던(검찰이 구형했던) 게 50만원"이라며 "선고유예가 나와서 불복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건을 두기 위해 들어갔단 거 자체를 죄라고 하니 제가 어떻게 말할 수가 있겠나"라며 "(A씨 측의) 합의 의향은 감사하나 당장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합의는 못했고, 사과하기 위해 5번 가량 찾아갔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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