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죽다 살아났는데..돌아온 건 15억원 치료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코리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목숨을 건진 환자가 15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 청구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패트리샤 메이슨(51·여)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메이슨은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살 확률이 30%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사의 진단에 그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메이슨은 다행히 회복했다. 하지만 퇴원한 그에게 청구된 치료비는 133만 달러, 우리 돈 약 15억 원이었다. 세부 내역을 보니 관상동맥 치료실 입원비 47만9000달러(약 5억3500만원), 약값 47만950달러(약 5억2600만원), 인공호흡기 치료 16만6000달러(약 1억8500만원) 등 ‘억’ 소리 나는 금액들이 찍혀있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남편의 직장 보험을 통해 대부분 금액을 면제받긴 했지만 여전히 4만2184달러(약 4710만원)를 본인 부담금으로 내야 했다.

메이슨은 “나에게는 4만2000달러라는 여윳돈이 없다”면서 “운이 좋아서 코로나에 걸리고도 살아남았지만, 현실은 치료비를 낼 돈이 없다는 것”이라 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메이슨 부부가 코로나 치료비를 갚을 확률은 제로(0)”라며 “코로나는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그들의 은행 계좌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많은 보험사가 코로나19 유행 초기 치료비를 면제해주겠다 밝혔지만 대다수는 면제 혜택을 이미 폐지했거나 상반기 중으로 종료할 예정이다.

실제로 미국 건강보험계획(AHIP) 웹사이트에 등재된 의료 보험사 150개 중 46%는 치료비를 단 한 번도 면제해 주지 않았거나 면제 조치를 이미 만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