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5년..文대통령에 공개서한 "차라리 청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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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개성공단을 청산해달라."
정기섭 개성공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개성공단 폐쇄 5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눈물의 공개서한 한 부분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대통령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라도 확인할 수 있기를 고대했지만 언급조차 없었다"며 "이제 희망을 접고 공단 청산과 정당한 보상을 주장해야 하는지, 정부를 믿고 인고의 세월을 더 견뎌야 하는지 대통령께서 가르쳐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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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30% 이상 휴업내지는 폐업
비대위 "피해 보상법 정부 입법해야"
"재개 못할거면 청산 뒤 보상해달라"
통일부 "재개는 남북정상 합의 사항"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차라리 개성공단을 청산해달라.”
정기섭 개성공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개성공단 폐쇄 5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눈물의 공개서한 한 부분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대통령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라도 확인할 수 있기를 고대했지만 언급조차 없었다”며 “이제 희망을 접고 공단 청산과 정당한 보상을 주장해야 하는지, 정부를 믿고 인고의 세월을 더 견뎌야 하는지 대통령께서 가르쳐 달라”고 호소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공단 재개 선언과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개성공업지구는 북측 지역인 개성시 봉동리 일대에 개발한 공업단지로,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이 결합한 대표 남북경제협력 사업이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한 박근혜 정부의 ‘전면 중단’ 조처(2016년 2월10일)로 폐쇄된 뒤 지금껏 재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정부가 미국의 지나친 관여로 개성공단 재개 선언조차 하지 못한다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개성공단의 청산을 요구한다”며 “정부는 개성공단을 청산하고 기업 피해 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정부입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을 포함해 30%이상의 기업들이 휴업 내지는 사실상 폐업상태”라며 “작년에는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졌지만 정부지원은 전무했다”며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이어 그는 “북한투자가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우리는 당시 정부의 약속만 믿고 허허벌판이던 개성공단에 공장을 세웠다”면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 9.19 평양선언을 보며 곧 개성공단이 재개될 희망에 가슴 벅찼지만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개성공단재개의 희망은 희망고문이 되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는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5년이 도래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복원되는 가운데 공단 재개를 논의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그간 개성공단 재개 여건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어려움도 있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며 “개성공단 재개는 2018년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인 만큼, 남북이 함께 공단 재개의 여건을 마련해 합의가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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