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눈깜박임보다 1만배 빠른 단각류의 초고속 집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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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라 '물리학의 법칙' 한계를 넘보는 초고속 집게발을 가진 '단각류'(amphipod)가 확인돼 학계에 보고됐다.
셀 프레스와 듀크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 교수 셰일라 파텍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각류 '둘리키델라 아펜디쿨라타'(Dulichiella appendiculata) 수컷이 몸무게의 30%에 달하는 한쪽 집게발을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것을 포착한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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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 오므리는 속도 빨라 공동 형성하며 기포 발생 시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너무 빨라 '물리학의 법칙' 한계를 넘보는 초고속 집게발을 가진 '단각류'(amphipod)가 확인돼 학계에 보고됐다.
해바라기 씨앗 크기의 작은 새우처럼 생긴 이 단각류는 사람이 눈을 깜박이는 것보다 1만 배 이상 빠르게 집게발을 오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게발을 1만분의 1초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셀 프레스와 듀크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 교수 셰일라 파텍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각류 '둘리키델라 아펜디쿨라타'(Dulichiella appendiculata) 수컷이 몸무게의 30%에 달하는 한쪽 집게발을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것을 포착한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단각류는 집게발을 초고속으로 오므려 고에너지의 물 분사(water jet)를 만들고, 종종 수압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공동(空洞) 형성'으로 작은 기포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게발이 초고속으로 움직여 소리까지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각류는 불과 몇 밀리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몸집을 갖고 있으며 죽은 조류나 해초 등을 먹고 산다.
D. 아펜디쿨라타도 북미 동부 해안에서 흔히 발견되는 평범한 단각류였으나, 논문 공동 저자인 리치 파머 앨버타대학 교수가 동료와 일상 대화 중 집게발을 오므릴 때 소리를 내는 단각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연구팀은 작고 빠른 이 단각류의 집게발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실험실 수조에서 인간의 머리카락을 미끼로 활용하면서 특수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D. 아펜디쿨라타가 초고속으로 집게발을 오므릴 때 물 분사를 일으키고 공동형성으로 기포가 떠오르게 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확인했다.
파텍 교수는 "공동 형성은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 이벤트 중 하나로 이처럼 작은 생물이 공동 형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연구팀은 D. 아펜디쿨라타 집게발의 초고속 움직임을 잡아냈지만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수컷과 암컷 사이의 상호작용인지 아니면 영역 다툼에서 나온 것인지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연구팀은 또 물리학을 한계까지 밀어붙인 단각류에 관한 이번 연구가 공학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미국 육군 전투력개발사령부 산하 육군 연구실의 프로그램 매니저 새뮤얼 스탠튼은 "미래의 소형 로봇 개발을 위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생물이 무수히 많으며 파텍 교수 연구팀은 우리가 따라야 할 완전히 새로운 규칙을 발견했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파텍 교수는 "공학과 생물학은 양방향 도로로 때론 우리가 자연에서 공학자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하고 그 반대로 공학으로부터 우리가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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