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주 부유세 법안 발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AP 연합뉴스

미 워싱턴주(州) 의회가 1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들에게 1%에 달하는 세금을 더 물리는 ‘부유세’ 법안을 발의했다고 CNBC 방송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주 의원들은 불평등을 완화하고 주정부 세수(稅收) 보강을 위해 부유세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10억달러가 넘는 주식이나 옵션 등 금융 투자 자산에 대해 1%의 세금이 부과된다. 의원들은 연간 25억달러의 추가 세입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CNBC는 전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노엘 프레임 의원은 “최저 소득 계층은 소득의 18%를 주 세금으로 부담하지만, 상위 1% 고소득층은 6%만 부담한다”면서 “우린 완전히 불공평한 세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FP 연합뉴스

이 조세 제도가 도입되면 거주지가 워싱턴주로 돼 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그의 아내 매켄지 스콧,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은 막대한 세금을 내야한다. 베이조스는 연간 20억달러(약 2조2330억원) 규모의 세금을 내야 하며, 게이츠는 13억달러(1조4500억원), 스티브 발머 MS 전 CEO는 8억7000만달러(9700억원), 베이조스의 아내인 매켄지 스콧은 6억달러(6700억원)를 각각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조세 재단 측은 “워싱턴주가 부유세로 거두는 세금의 97%가 이들 4명에게서 나올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워싱턴주에서 기업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세금을 피하려 다른 주로 옮겨갈 수도 있다”며 “이들의 현재 지역 경제 기여도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