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도 불안해 해" 서울서 끝없이 이어지는 '병원 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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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병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며 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입원 환자의 가족, 보호자, 간병인 등이 무증상 감염 상태로 병원을 출입하며 면역력이 약한 입원환자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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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우리가 감염되면 의료공백 올까봐 걱정"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서울에서 병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며 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보고 있는 의사들은 입원 환자의 가족, 간병인이 무증상 상태에서 코로나19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매주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90명 증가한 2만5369명이다. 신규 확진자 90명 중 11명은 병원 관련 확진자다.
병원은 위생상태가 다른 시설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의심환자 방문이 많아 안심할 수 없는 장소로 평가된다.
특히 입원 환자의 가족, 보호자, 간병인 등이 무증상 감염 상태로 병원을 출입하며 면역력이 약한 입원환자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병원발 감염 사례를 보면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서는 관련 확진자 4명이 추가돼 서울시내 누적 환자는 83명이 됐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달 27일 입원 환자의 가족이 처음으로 확진되며 집단감염이 시작됐다.
동대문구 소재 병원에서도 환자 2명, 간병인 2명, 종사자 1명 등 4명의 신규 확진자가 파악됐다. 입원환자 1명이 지난 4일 최초 확진 후 관련 서울시 확진자는 총 13명이다.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은 다인실 병동으로 침대 간격이 약 1m로 가까운 편이었다. 고령자가 입원하고 있고 환자 대부분이 간병인과 함께 있었으며 창문을 통한 환기가 수시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입원환자 1명이 최초 확진된 동작구 보라매병원에서도 환자 가족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으며 관련 서울시 확진자는 7명으로 늘었다.
보라매병원 최초 확진자는 입원 전 검사에서 음성이었으나 입원 중 추가 검사에서 확진됐다. 이후 같은 병실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와 해당 병동 종사자로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하고 있다.
강동구 소재 한방병원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24명이다. 종로구 소재 서울대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병원발 집단감염에 대한 현장 의료진의 불안감도 높다. 업무 특성상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무증상 감염자를 언제라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 A씨는 "나와는 사정이 다르겠지만 서울시 첫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의 경우 병원장을 제외한 모든 의료진이 사표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실적인 여건상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어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 B씨는 "매주 검사를 받아 확진자를 빨리 찾아내면 좋겠지만 모든 병원에서 의료진이 정기검사를 받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내가 감염되면 병동 전체가 폐쇄돼 의료 공백으로 이어져 더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만연한 상황이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과 간병인 등이 외출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며 "의료진은 물론 환자 주변인들이 일주일에 한 번은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이어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많이 있는 종합병원의 경우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라며 "더 큰 감염이 있기 전에 의료기관을 대상으로라도 개인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용을 허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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