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문도시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 있어야"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인천 시민단체들, 범시민 청원운동 전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등 12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은 9일 인천시 청사 앞에서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긴급행동 제공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며 인천시민들이 범시민 청원운동에 들어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등 12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9일 시청사 앞에서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들은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이 위치한 대한민국의 관문도시로, 해외여행객의 80%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신종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 인천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인천시민들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오며 공공의료와 감염병 전문병원의 중요성을 몸으로 학습했다”며 “코로나19 1호 환자 치료, 케이(K)-방역의 상징이었던 전국 최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제안, 일반병실을 음압병실로 만들며 헌신한 인천지역 의료진 등 인천의료원과 지역의료기관들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천지역의 의료 역량은 인천시민들과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감염병 전문병원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으며, 이것은 이미 실력으로 입증됐다”고도 했다.

긴급행동은 감염병 전문병원의 인천 유치를 위한 민·관 대응체계를 구축하라고 인천시에 요구하는 한편, 범시민 청원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대구시는 영남권역인 양산 부산대병원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치됐음에도 정치권을 비롯해 대구시 관계자들이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전문병원 유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는 정치논리에 흔들리지 말고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을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서 분류한 권역. 허종식 의원실 제공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 수립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를 보면, 인천은 중앙‧중부, 영남, 호남, 제주 등과 함께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한 곳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17년 호남권(조선대학교병원), 2020년 중부권역(순천향대 부속병원), 영남권역(양산 부산대학교병원)에 차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선정했다. 정부는 올해 네 번째 감염병 전문병원의 추가 설치를 위해 권역선정위원회를 구성했으며, 5월 중 공모를 통해 선정할 방침이다. 36병상 규모의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되면, 공사비 등으로 4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된다.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용역 결과대로 인천과 제주에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며 “인천의료원 또는 인천 지역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연계해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