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제" 공허한 당부..고향대신 '설캉스' 공항 북적
제주도, 설 연휴 관광객 14만3000명 예상
전문가 "국민 피로 이해..방역수칙 지켜야"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박현준 수습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가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유지하는 등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자 일각에서는 4인 이하로 국내여행을 가는 등의 '설캉스(설+바캉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4인 이하 가구의 경우 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친지 방문을 하지 않고 대신 가족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것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출을 하더라도 식당 등 밀폐된 공간은 피하고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최대한 잘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7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감염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설 연휴 동안 귀성이나 여행 등 이용을 꼭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당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모임이나 약속, 귀성과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처럼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 실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피해 '4인 이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A(28)씨는 "설 연휴에 고향에 가는 대신 가족끼리 4명이서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만 조심하면 호텔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있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어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설이나 추석 때 할머니를 찾아뵈러 갔는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못 가게 됐다"며 "정부에서 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만큼 SNS에 사진을 올리는 등 자랑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온라인상에서 한 네티즌은 "이번 설에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큰아버지도 제주도에 살지만 5인 이상 모이지는 않기로 했는데, 그럴거면 왜 굳이 여행을 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맘카페의 다른 네티즌은 "이 시국에 욕을 먹겠지만 (여행을) 강행하려고 한다"며 "이번 달이 결혼기념일인데 남편도, 저도 2박3일 여행을 가려면 명절 연휴 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설 연휴 동안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14만명을 넘기는 등 상당수가 방문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종합관광안내센터는 오는 10~14일 총 14만3000명의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에는 3만6000명, 11일에는 3만5000명, 12일에는 2만6000명, 13일에는 2만명, 14일에는 2만6000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항공업계는 이번 설 연휴 기간 80만명 이상이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공항(인천 제외)을 이용하는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10~14일 김포공항에는 28만여명, 일일 평균 예상 이용객은 5만5000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10일과 끝나는 14일에 인파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 항공기가 집중된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설 연휴 5일간 3만2147명의 승객들이 해외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업계 역시 가격 할인 등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며 설 연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사전준비 작업에 나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족끼리 여행을 간다고 해도 여행지에서 불특정 다수를 만날 수밖에 없다"며 "식당, 사우나, 골프장 등 보면 대부분 젊은층이 많은데, 젊은 사람들은 무증상 감염이 많아서 잘못하면 다시 코로나19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는 경우 서로 다른 곳에 살기 때문에 누구를 통해 감염됐는지도 알기가 쉽지 않다"며 "마스크를 벗는 공간이 가장 취약한 만큼 식당, 오락실, 노래방 등은 사용을 자제하고 호텔 방에서 식사하고 즐기는 수준에서 끝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니까 답답함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마스크를 잘 쓰고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환자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기 때문"이라며 "야외는 비교적 안전한 만큼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잠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식당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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