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향하던 원전비리 수사, '장관 영장 기각'에 동력 상실

정경훈 기자 2021. 2. 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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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검찰 수사도 난항에 빠졌다.

백 전 장관의 영장발부 여부는 수사의 변곡점이었는데, 이 영장이 기각된 만큼 검찰이 수사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백 전 장관 영장이 기각되자 여당은 다시 검찰에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판사가 9일 새벽 백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가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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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검찰 수사도 난항에 빠졌다. 백 전 장관의 영장발부 여부는 수사의 변곡점이었는데, 이 영장이 기각된 만큼 검찰이 수사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백 전 장관 영장이 기각되자 여당은 다시 검찰에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제기된 월성원전 1호기를 둘러싼 의혹이 백 전 장관 앞에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2019년 논란 제기부터 386일만에 결과 발표된 '월성1호기' 감사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전구치소를 나서며 차량이 탑승하고 있다. 2021.2.9/뉴스1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논란은 2019년 9월부터 제기됐다. 당시 국회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 행위 여부를 밝혀달라고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한수원 이사회가 2018년 6월 15일 월성1호기 폐쇄를 결정했는데, 결정의 근거로 쓰인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는지를 규명해달라는 것이었다.
감사원은 국회 의결 386일만인 지난해 10월 20일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담당자들이 경제성 평가를 의도적으로 낮춤으로써 용역보고서 내용을 왜곡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 백 전 장관이 개입했다는 판단도 내놓았다. 아울러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 직전 원전 문건 444건을 삭제했다고 밝히며 '감사 방해' 이슈가 불거졌다.
검찰 수사로 이어진 감사 결과…'윗선' 향한 검찰
검찰이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압수수색 중인 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에서 관계자가 에너지자원실에 출입문을 드나들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감사원 발표는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발표 이틀 뒤인 국민의힘이 백 전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들은 "백 전 장관이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유리한 내용으로 경제성 평가가 나오도록 외부 기관의 경제성 평가에 개입해 평가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문모 국장과 정모 과장, 김모 서기관에게 컴퓨터·이메일·휴대전화 등 모든 매체에 저장된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했다며 "대통령 비서실에 보고한 문서 등을 누락시켰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5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기획조정실과 한수원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전지검은 산업부 문 국장 등이 감사 전 원전 관련 문건 530개를 지웠다며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국장과 김 서기관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신병이 확보된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했다. 정 과장은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수사를 받았다.

세 명의 공무원은 3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진전을 보면서 검찰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입는 백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를 차근차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됐다. 산업부 수장 다음은 청와대가 아니겠냐는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백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소환 전 보강수사 차원에서 한수원 전직 임원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이달 4일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전 장관 영장 기각…'정치 수사' 역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News1 성동훈 기자

그러나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판사가 9일 새벽 백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가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는 평이 나온다. 법원은 "혐의 소명이 충분치 않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기각 후 검찰은 "더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수사를 더 진척하더라도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까지만 재판을 받는 선에서 이 사건이 마무리돼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여당도 검찰을 향한 공세를 높이고 있어 부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역시 백 전 장관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8일 "에너지 정책 겨냥한 수사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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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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